[코로나19 재확산 비상]경로 모르는 ‘깜깜이 환자’ 8.7%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 주장 커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최근 2주간 하루 평균 41.9명으로 늘었다. 수도권의 ‘3밀(밀집, 밀폐, 밀접) 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어서다. 이에 방역당국은 선제적으로 쪽방촌과 고시원, 떴다방 등 고위험시설을 점검하기로 했다.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7명. 전날 코로나19 진단검사 건수(7464건)가 평일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지만, 지난달 29일(58명) 이후 9일 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 51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명대를 유지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가는 기준으로 2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50명 이상을 제시했다. 감염 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 비율도 전체의 8.7%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선 늦기 전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는 상황을 언제든 맞이할 수 있다. 잠시 다시 멈춤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썼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강력한 거리 두기는 지금 시작해도 1∼2주의 준비와 시동을 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 늦었는데 더 늦어지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 탁구장 등 당초 8대 고위험시설로 분류되지 않은 장소에서 집단 감염이 터지자 방역당국은 쪽방, 고시원 등에 대한 선제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도축장, 소규모 공사와 함바식당, 인력사무소 등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감염 취약시설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는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수익을 올렸다. 방문 판매업체는 집합교육 등 대면접촉을 통해 영업을 한다. 특히 불법 떴다방은 단기간 내 고객을 유인하고 잠적하는 특성으로 인해 ‘깜깜이 환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8∼19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방문 판매업체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강동웅 leper@donga.com·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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