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이 무슨 죄야” 원주 아파트 일가족 참변현장 가보니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8일 10시 21분


지난 7일 오전 5시51분께 강원 원주시 문막읍의 한 아파트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37·여)와 아들 B군(14)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A씨의 남편 C씨(42)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2020.6.8/뉴스1 © News1
지난 7일 오전 5시51분께 강원 원주시 문막읍의 한 아파트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37·여)와 아들 B군(14)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A씨의 남편 C씨(42)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2020.6.8/뉴스1 © News1
“아들이 무슨 죄야…, 그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다고.”

8일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 등으로 전날(7일) 일가족 3명이 숨진 강원 원주시 문막읍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주민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들만 귓가에 맴돌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 7일 새벽 5시40분쯤, 이 아파트 5층에 사는 김모씨(가명) 부부 내외는 윗집(6층)에서 ‘쿵쿵쿵’ 들리는 소음에 밤잠을 깼다.

김씨는 위층 소음에 항의하려고 나갈 준비를 하던 찰나에 ‘펑’하는 폭발 소리에 또 한 번 화들짝 놀랐다.

오전 5시51분쯤 6층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곧이어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고현장에 도착했고 집밖으로 나온 아파트 주민들은 영문을 몰라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으로 A씨(37·여)와 아들 B군(14)이 숨졌고, A씨의 남편 C씨(42)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부부는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돼 6층에서 뛰어내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B군은 아파트 작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군의 몸에는 흉기로 인해 생긴 3~4곳의 상처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집 안에서는 휘발유 2통(20L 1통, 5L 1통)이 발견됐다.불은 아파트 내부 112㎡ 중 33㎡ 등을 태우고 4000만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폭발력은 대단했다. 베란다 난간은 폭발 당시 충격으로 인해 거의 떨어져 나가 끝부분만 겨우 매달려 있었다.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스프링클러가 틀어지자 아파트 내부는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

엘리베이터 지하까지 들어찬 물로 인해 한동안 모터 펌프를 돌리고 물에 젖은 장비를 교체했다. 고스란히 주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졌다.

사건현장의 아래층 천장 내벽도 곳곳에 물이 스며들어간 흔적이 보였다.

무엇보다 한동안 바람에 펄럭이던 현장의 흰색 커튼과 산산조각 난 유리파편, 혈흔은 이웃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더했다.

김씨 부부내외는 “사고현장의 흔적이 의도치 않게 계속 눈에 띄다보니 해가 떠도 계속 어둡게 내부 커튼을 치고 있다”고 불안한 심정을 호소했다.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는 박모씨도 “아들이 무슨 죄가 있나.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C씨 부부내외는 약 두 달 전부터 이혼소송 절차를 밟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편의 우발적인 범행으로 추정하며 CCTV와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부검결과는 보름에서 한 달 정도 후에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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