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가고 첫째 안 가고’ 병행 등교에 학부모 혼란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8일 14시 07분


학교별·학년별·학급별 등교 방식만 10여 가지 넘어
등교·원격수업 병행에 교사 '번 아웃'도 우려
무거워진 책가방과 다가오는 폭염도 장애 요소

8일 시행한 4차 순환 등교를 마지막으로 모든 학생의 등교 개학이 마무리됐다.

충북에서는 이날 초 5·6학년과 중 1학년 등 약 4만2000명이 이날 순차 등교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학생 밀집도 최소화를 위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면서 10여 가지가 넘는 등교 방식이 생겨나 둘 이상의 자녀를 둔 학부모는 아침마다 혼선을 빚고 있다.

수업 준비를 챙겨줘야 하는 학부모들로서는 자녀 중에서도 등교일과 원격수업 일이 엇갈리는 경우가 다수여서 학부모 알림장을 잘 살피지 않으면 헷갈리기 일쑤다.

워낙 방식이 다양하다 보니 도교육청에서도 실태 조사에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다.

실제로 한 초등학교는 2일 등교수업과 3일 원격수업을 학년별로 번갈아 운영해 상시 밀집도를 50% 이하로 낮췄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1~2학년과 3~5학년, 6학년의 세 그룹으로 나눠 등교일이 제각각이다.

다른 초등학교는 3일 등교수업에 2일 원격수업으로 상시 밀집도를 60%로 설정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는 상시 밀집도를 50%로 맞춰 학급별 2주 단위 홀짝 격일제 병행 수업을 하고 있다. 이틀에 한 번꼴로 등교를 하는 셈이다.

한 중학교는 상시 밀집도를 3분의 2 이하로 조정해 3학년의 매일 등교와 1~2학년의 주 단위 순환 등교를 하고 있다.

다른 중학교는 상시 밀집도를 3분의 1로 맞춰 각 학년이 한 주씩 돌아가며 등교하고 나머지는 모두 원격수업을 진행 중이다.

고등학교는 3학년의 매일 등교와 1~2학년의 순환 등교를 병행하고 있다.

학교 사정에 맞춰 순환 등교의 자율권이 있다 보니 세부적으로 더 많은 선택사항이 학교별로 운영 중이다.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교사들도 어느 때보다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방역뿐 아니라 일반수업과 원격수업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고, 시험 준비까지 겹치면서 피로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등교하기 전 온라인 건강진단 상태 확인을 시작으로 설문을 제출하지 않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연락해 설문 등록도 독려해야 한다.

이어, 혹시라도 고열 등 의심 증상이 있는 학생은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을 안내해야 한다.

등교 시각에는 체온계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하고, 거리 두기 속 체온 확인, 기침, 설사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지 다시 한번 묻고 확인한다.

정규 수업은 물론, 수업이 없는 중간에도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수업이 끝나더라도 교실 방역 여부 확인과 미뤄져 온 시험 준비도 교사의 몫으로 남아있다.

A교사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면서 방역부터 학생 관리, 시험 준비까지 밤낮이 따로 없을 정도”라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학생들도 책가방 무게부터 부담이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당수 학교에서 교실을 다른 학년과 교대로 사용해야 해 사물함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교과서와 학습꾸러미, 노트 등을 등교 때마다 가방에 가지고 다니다 보니 학년과 상관없이 가방을 멘 학생들의 어깨가 축 처지는 이유다.

하루는 학교에서, 다음 날은 집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가방은 교과서와 학습꾸러미, 노트, 물병 등을 담아 보통 5㎏에 달한다.

곧 다가올 폭염도 학교 구성원들을 힘들게 하는 잠재적 장애 요소로 남아있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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