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에 담은 쌀을 바닷물에 띄워 북한으로 보내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탈북청소년 지원단체 ‘큰샘’이 8일 오전 인천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 인근 항에서 쌀과 마스크를 담은 페트평 250개를 띄워보내려 시도하자 마을 주민들이 진입을 막고 있다.
“북한에 쌀도 못 보내게 하나? 당신들 너무한 거 아니요?”
8일 오전 인천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 작고 조용한 마을이 아침부터 들썩였다. 북한에 쌀을 보내려는 이들과 이를 막으려는 마을 주민들이 대치 중이었기 때문.
탈북청소년을 지원하는 민간단체 ‘큰샘’은 마을 앞 바다에서 물때에 맞춰 북한으로 쌀을 담은 페트병을 보낼 계획이었다. 이 단체의 대표 박정오 씨는 2016년 4월부터 바다를 이용해 북한에 쌀을 보내왔다. 이날 107회째 쌀 보내기에는 페트병 안에 특별히 마스크까지 넣었다. 대북선전물은 없었다.
박정오 대표가 쌀과 마스크가 담긴 페트병 내용물을 보여주고 있다.
한달에 두 번 씩 이 행사를 해오고 있다는 박정오 대표는 “삐라를 보내는 것도 아닌데 왜 막는 건지 모르겠다. 이 바다는 대한민국의 바다가 아닌가? 주민들이 막을 권리가 있나?”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마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매음1리 김윤태 이장은 “떠내려가지 못 한 페트병이 갯벌에 박혀 어업에 상당한 지장을 주고 있다. 물때를 맞춘다고 해도 북한으로 20%도 못 갈 거다.”고 말하며 “코로나19로 매출이 70% 이상 떨어졌다. 최근 관광객이 다시 늘며 경기가 좀 살아나고 있는데, 북한으로 쌀 보내는 동네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관광객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마을 주민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10년 전 연평도 포격도발의 트라우마도 꺼냈다. “작년에도 목함지뢰 몇 개가 떠내려 와 군부대에서 수거해갔다. 외지인들이 보낸 페트병에 우리 마을이 연평도처럼 당하지 말라는 법 있나?” 북한과의 접경지역에서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당연한 지적이었다.
결국 막혔다.
20일에 다시 오겠습니다. 주민들의 강경태세에 ‘큰샘’은 다음 물때인 20일에 다시 이곳을 찾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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