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앞둔 대학가 갈등…“감염 걱정” vs “커닝 걱정”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8일 15시 51분


학생 "대면시험 코로나19 걸리면 누가 책임져"
"온라인 커닝 사태 걱정에 대면시험 결정한듯"
서울대·고려대 학생회, 비대면 기말고사 요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학들이 1학기 강의 대부분을 원격(비대면)으로 진행한 가운데, 2주 뒤로 다가온 기말고사 방식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 경희대 등 서울 내 일부 대학은 최근 기말고사를 대면 방식으로 치르겠다고 공지했다. 그 외 서울대, 한양대, 숭실대, 인하대의 경우 교수 재량 하에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결정해 기말고사를 치를 예정이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비대면 기말고사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시험 공정성을 이유로 대면 고사를 치르겠다는 학교측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하대에 재학 중인 A(23)씨는 “22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되는데 제가 듣는 6과목 중 3과목이 대면시험을 친다”며 “얼마 전 우리학교 의대에서 일어난 집단 커닝사건으로 교수님들이 온라인 시험에 불신이 커져 대면시험을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시험을 보러 서울에 있는 집에서 학교까지 편도 2시간을 가야하고 전국에 있는 학생들이 학교로 온다”며 “이때 모든 학생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대면시험을 보다가 코로나19에 걸리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하느냐”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려대 사범대생 B(23)씨는 “학교가 기말고사를 대면으로 치른다고 해서 저도 한 과목 뺀 다른 과목들은 전부 현장에서 시험을 보게 됐다”며 “가천대는 대면시험을 보고 확진자가 나와서 200명이 검사했다는데 대체 무슨 생각인지 이해가 안 간다. 거리두기 한다고 강의실도 다 2개씩 사용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정모씨는 “굳이 이런 상황에서 학교에서 시험을 봐야하느냐”며 “1학기 내내 비대면 강의여서 이해도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텐데 이런 상태에서 시험을 본다는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부산의 한 대학에 다니는 황모(25)씨는 “아직 학교에서 기말고사 관련 공지가 나오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 치를지 모른다”며 “개인적으로는 온라인으로 기말고사를 보면 커닝하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되기 때문에 그냥 학교에 가서 시험을 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 학생회도 학교 측에 비대면 기말고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대 총학생회 대행기구 역할을 하는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는 지난 5일 학교에 비대면 기말고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최근 대학에 기말고사 비대면 시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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