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심사 10시30분께 시작…6시간째 진행
오후 1시께 잠시 휴정…점심 식사 등 해결
검찰과 이재용 측 공방 치열…출석 땐 '침묵'
‘불법 경영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시간째 구속 심사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관련 뇌물 제공 혐의로 7시간30분 동안 심사를 받고 구속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8일 오전 10시30분께부터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혐의,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심사 도중 두 차례 휴정하는 등 긴 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재판부는 점심 식사 등을 위해 오후 1시2분께 잠시 휴정한 뒤 오후 2시께 구속 심사를 재개했다. 이 부회장 등은 심사장 내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 4시15분께 다시 휴정, 15분간 휴식 시간을 가진 뒤 30분께 심사를 재개했다.
이날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도 같은 법정에서 구속심사를 받는다. 김 전 팀장의 경우 위증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심사는 이 부회장, 최 전 실장, 김 전 팀장 순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 등의 구속영장 청구서의 분량은 1명당 150쪽, 수사기록은 400권 20만쪽에 달하는 만큼 심사가 종료되는 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2월 이 부회장은 7시간30분에 걸쳐 구속 심사를 받았다. 같은 해 1월에 있었던 첫 구속영장 심사는 3시간43분이 걸렸는데, 두 배 수준인 4시간가량이 더 소요된 것이다. 만일 이날 구속 심사가 오후 6시를 넘겨 마칠 경우 그 전 기록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은 법정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시세조종’을 포함한 10여개의 부정거래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이를 인지하고, 지시하거나 관여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진술 증거와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부회장 등은 검찰의 수사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이 시세조종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상식 밖 주장”이라고 부인했다. 아울러 제일모직의 자사주 매입도 법과 규정을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제70조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위해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어야 하고 ▲범죄 혐의가 소명돼야 한다. 범죄의 중대성이나 피해자·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도 고려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분식의 규모, 죄질,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 등을 감안했다”며 구속영장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의 경우 어느 정도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혐의의 중대성이 커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1년7개월간 이어진 장기 수사로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이 부회장의 경우 도주 우려가 있다고도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는지 여부도 관건이다. 이날 구속 심사에는 한승(57·사법연수원 17기) 전 전주지법원장 등이 선임돼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전 10시1분께 법원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불법 합병 관련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 없는지”, “직원들 수사에서 보고받았다는 정황이 있는데 여전히 부인하는지”, “3년 만에 영장심사를 받는 심경이 어떤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곧바로 심사장으로 향했다.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도 “삼성의 불법 합병·승계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전에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심사장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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