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감염국 첫 전학년 등교… 수도권 ‘무늬만 등교’ 논란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9일 03시 00분


예정보다 98일 늦게 모두 학교로… 美-英 등은 여전히 부분적 등교
현장선 등교방식 적정성 지적 계속
“학교-지역별 탄력 적용” 목소리

여름옷 입고 첫 등교 중학교 1학년과 초교 5, 6학년이 등교 수업을 시작하면서 4차례에 걸친 순차적 등교가 마무리된 8일 대구 중구 경북대 사범대 부설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여름옷 입고 첫 등교 중학교 1학년과 초교 5, 6학년이 등교 수업을 시작하면서 4차례에 걸친 순차적 등교가 마무리된 8일 대구 중구 경북대 사범대 부설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8일 중1과 초5, 6학년 135만 명이 등교 수업에 나서면서 전국 유치원·초중고교 학생 595만 명이 모두 2020학년도 1학기 등교 수업에 합류하게 됐다. 당초 예정된 개학일(3월 2일) 이후 98일 만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등교 유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학교 내 2차 감염은 없어
전 학년 순차 등교가 완료된 이날 전국 517개 학교가 문을 열지 못했다. 집단 감염이 이어지는 수도권 학교가 대부분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부천시가 251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인천 부평구(153곳)와 계양구(89곳)가 뒤를 이었다.

지난달 20일 고3을 시작으로 등교 수업이 시작된 이래 본인이 등교한 이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학생은 6일 기준 7만8335명이다. 이 가운데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직원은 7847명이 검사를 받아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학교 내에서 코로나19를 옮긴 경우는 없다. 등교 수업을 결정할 때 가장 우려했던 ‘학교 내 감염’ 사례는 나오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학생 감염자 중 일부는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언제라도 학교 내에서 ‘조용한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무증상을 찾아서 검사하기는 어렵고, 각자가 생활수칙을 잘 지키는 방법밖에는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학교에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이) 철저히 지켜질 수 있게 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학원 등 교외 시설을 통한 학생 감염 사례가 이어지는 것도 불안 요소다. 교육부는 학원법을 개정해 방역 및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지만 법 개정이나 학원연합회와의 논의 등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 등교 방식 둘러싼 논란은 계속
전 학년 등교 수업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상당수가 여전히 학교 폐쇄나 단계적 등교 상태다. 교육부는 원격수업만으로는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없다며 등교 수업을 강행했지만 현장에서는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현재 등교 방식이 ‘무늬만 등교’라는 비판이 많다. 매일 등교하는 고3을 제외하면 대부분 일주일에 한 두 번 가거나 격주 등교하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5일 등교한 학생은 595만 명 가운데 280만 명 수준에 그쳤다. 중 1과 초 5, 6학년이 등교 수업을 시작하기 전이긴 하지만 당초 교육부가 권고한 ‘학생 3분의 2 등교’ 기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는 수도권 학교들이 학생의 3분의 1 이하만 등교하도록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별 현황에 따라 등교 방식을 유연하게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전남북과 충북, 제주 등 상당 기간 지역 내 신규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은 지자체도 많기 때문이다.

학교 유형에 따라 등교 방식을 현실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나 특수목적고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교육당국의 지침을 따르자면 1, 2학년들이 1, 2주 단위로 기숙사 입·퇴소를 반복해야 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런 지적에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 및 학교에 따라 최대한 탄력적으로 학교 운영을 할 것”이라면서도 “격주 등교 등은 방역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박재명 jmpark@donga.com·김수연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전학년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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