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명 확진 부른 양천구 탁구장… 첫 감염 경로는 ‘깜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9일 03시 00분


[코로나19 재확산 비상]용인 큰나무교회서만 19명 감염
인천공항 근무 세관 직원도 옮아
서울시, 탁구장 350곳 운영자제 권고

경기 용인시 큰나무교회에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서울 양천구 소재 실내 탁구장을 다녀온 교인이 예배에 참여하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주 직원도 양천구 탁구장을 다녀온 뒤 감염됐다. 양천구 탁구장 관련 최초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양천구 탁구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최소 4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4명이 양천구 소재 실내 탁구장 3곳을 직접 방문했거나 방문자의 가족이고, 나머지 19명은 용인 큰나무교회 관련 확진자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결과 지난달 31일 큰나무교회 예배에 참석한 확진자 A 씨(60)가 예배 사흘 전인 지난달 28일 양천구 소재 탁구장을 방문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별도로 분류해 온 두 집단감염을 양천구 운동시설 관련 집단감염으로 재분류했다.

목사를 포함해 교인 수가 30여 명 정도인 큰나무교회에서는 지난달 31일 함께 예배에 참석한 목사(50) 부부와 아들(18), 교인 등 19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당시 예배에는 A 씨 등 23명이 참석했다.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A 씨 등 당시 실내 탁구장에 있었던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1일 증상이 나타났지만 2일 오후 목동탁구클럽을 다시 찾았고, 4일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은 뒤 5일 오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인천국제공항 직원 중에서 처음으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도 양천구 탁구장 방문자로 확인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본부세관에 근무하는 B 씨(55)는 지난달 31일부터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고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서 “지난달 28일 양천구 탁구장을 다녀왔다”고 진술했다.

B 씨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입국장에서 휴대품 통관 업무를 담당했다. 인천공항공사는 B 씨가 근무한 T1 입국장의 운영을 축소하고 입국장과 휴게소, 상주직원통로, 세관 사무실 등을 긴급 방역했다. B 씨가 이용한 2층 동편 구내식당은 폐쇄됐다. 인천 중구 소재 관사에서 B 씨와 함께 거주한 직원 2명 등 밀접 접촉자 등에 대한 검체 검사도 진행했다.

서울시는 8일부터 서울 소재 탁구장 350여 곳에 대해 운영 자제를 권고하고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스마일탁구장, 목동탁구클럽, 양천탁구클럽 등 양천구 소재 탁구장 3곳을 방문한 이들에 대해 자가 격리할 것을 통보했고 전원에 대한 검체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미 실내 체육시설 중 줌바, 에어로빅, 태보, 스피닝 등은 고위험시설로 (파악하고) 운영 자제 권고가 내려진 상태”라며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여부에 대해 강도 높은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하경 whatsup@donga.com·홍석호 / 인천=차준호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양천구 탁구장#집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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