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판사를 향해 “잠재적 피고인”이라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엄포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협박 혐의로 9일 검찰에 고발됐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이날 “재판 증언을 문제 삼아 ‘사법농단 판사 탄핵 자료들을 요청하겠다’고 말한 것은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며 이 의원을 협박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인사업무를 담당했던 김연학 부장판사(당시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는 지난 3일 양 전 대법원장 재판에서 이 의원이 인사불이익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이 의원은 올해 초 민주당 영입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인사 불이익을 받은 블랙리스트 판사”라고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이 의원이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인 것은 인사의 고려대상이 아니었고, 재판연구관으로서 업무역량이 부족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부장판사의 증언 다음날(4일) 이 의원은 SNS를 통해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며 “사법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연학 부장판사는 양승태 사법 농단 사태의 잠재적 피고인이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에서도 피의자로 전환된 적이 없는 참고인이고,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및 정의당이 공개한 탄핵법관 명단에도 오른 적이 없는 판사였다.
이에 대해 법세련은 “김 부장판사가 법정에서 양심에 따라 소신껏 진술한 증언에 대해 단지 모욕감을 느낀다는 이유로 법관의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며 “의회농단 수준의 매우 심각한 사법부 침해이자 법치유린”이라고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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