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공무원 때려 기절시켜 놓고…아이스크림 먹은 男민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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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9일 1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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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5일 경남 창원에서 긴급생계지원금을 받기 위해 구청을 찾은 40대 남성이 50대 여성 공무원을 마구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대중의 공분을 샀다. 그런데 이 남성이 실신한 공무원을 옆에 두고 태연하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이 9일 공개돼 비난은 더 거세졌다.

지난 3월에 출소한 이 남성은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해 3월 말부터 수급했다. 긴급복지지원금은 생계유지 등이 곤란한 저소득 위기 가구를 신속 지원하는 제도로, 교정시설 출소자 등이 이를 신청하면 최대 3개월간 지원받을 수 있다.

남성은 4월 말에 지급되어야 할 지원금이 입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이달 2일 마산합포구청 사회복지과를 찾아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웠고 복지담당 계장인 50대 여성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피해자는 뒤로 넘어지면서 탁자에 머리를 부딪혀 뇌진탕으로 기절했다.

당시 상황은 구청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남성은 옆에 사람이 쓰러졌는데도 별일 아니라는 듯 가져온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경남 창원에서 긴급생계지원금을 받기 위해 구청을 찾은 40대 남성이 공무원을 폭행해 대중의 공분을 샀다. 영상=유튜브
경남 창원에서 긴급생계지원금을 받기 위해 구청을 찾은 40대 남성이 공무원을 폭행해 대중의 공분을 샀다. 영상=유튜브
“피해자는 50대 여성 사회복지과 계장…병원 치료 중”
허성무 창원시장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피해자는 50대 여성이며 복지담당 계장”이라며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 지난 일요일 병문안을 갔는데 볼, 턱에 아주 시커먼 멍이 들어 있었다”고 알렸다.

사건의 자초지종을 묻자 “가해자는 지난 3월 출소 후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신청해 3월 말부터 수급받았다. (구청에서) 4월 말에도 지급을 했는데, 이분이 시스템에 등록 계좌가 두 개 있었다. 압류가 가능하고 출금이 안 되는 계좌로 입금이 됐고, 이달 1일 돈을 찾으려다 출금이 안 되는 것을 알고 찾아와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 쪽에서 다시 출금 가능한 계좌로 넣어드리겠다고 안내를 해서 돌려보냈다. 당시에도 워낙 흥분을 하고 욕설을 많이 해 잘 달래서 보냈다”며 “그런데 다음날 오전 일찍 와서 입금이 안 됐다고 항의를 하고 욕설을 했다. 담당 직원이 입금이 돼 있다고 은행에서 확인을 해드리겠다고 안내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계속 욕설을 했고, 담당 직원이 힘들어하자 옆에 있던 피해자(계장)가 만류를 했는데, (가해자가) 그 순간 폭행을 했다”고 했다.

허 시장은 “(피해자가) 얼마나 세게 맞았는지 밀려나듯이 바로 넘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탁자에 부딪혀 기절하고 뇌진탕이 생겼다”며 “(피해자) 본인은 넘어가는 순간 이후는 기억을 정확하게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더 이상 접근할 수 없게 남자 직원들이 몸으로 가렸지만 제압할 수 없더라”면서 “몸싸움이라도 생기면 쌍방폭행이 돼버리니까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가해자는 때렸다는 것만 시인한 상태다. 분노조절장애도 조금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 시장은 “민원 창구에서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며 “대책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고 있지만, 순식간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대책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무원 노조와 의논해 완벽한 대책을 세우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또 벌어졌을 때는 무관용의 원칙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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