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으로 미래 성장동력 창출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0일 03시 00분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인터뷰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4일 “대구경북 행정 통합은 희망찬 미래 사회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전국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총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제공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4일 “대구경북 행정 통합은 희망찬 미래 사회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전국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총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제공
“대구경북 통합은 미래를 여는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입니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59)은 요즘 지방 소멸과 통합 문제에 몰두하고 있다. 벼랑 끝에 선 대구경북의 돌파구는 ‘행정 통합’이라 판단하고 자체 연구 역량을 총동원했다. 지난달 나온 결과물을 토대로 막바지 연구에 한창이다.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도 참여하고 있다.

연구원 등이 추진하는 통합은 대구시와 경북도 등 지방자치단체 체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특별차지도’ 같은 명칭과 신(新)지방 정부를 조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인구 500만 명이 넘는 국내 3대 도시가 탄생할 수 있다.

오 원장은 “대구경북 행정 통합의 의미와 효과를 자세히 알 수 있는 연구 결과를 곧 선보일 것”이라며 “행정 통합은 취수원 문제와 통합 신공항 건설 같은 현안의 해결 속도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경북연구원은 대구시와 경북도 등이 공동 출자해 1991년 설립했다. 지역개발 과제와 정책 대안을 연구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 현재 연구하는 대구경북의 행정 통합은 설립 목적과 가장 맞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오 원장은 “대구경북은 2010년대부터 인구가 감소하고 투자 유치도 어려워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했다. 연구원의 자체 연구 과제지만 대구경북의 생존 문제와 맞닿아 있어 모든 직원이 합심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 추진했던 대구경북 경제 통합이 미완성에 그친 것을 오 원장은 가까이에서 안타깝게 지켜봤다. 그는 “당시 대구경북이 경제 공동체로 힘을 모은다는 발상 자체만으로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경제 통합은 예상치 못한 현실에 부닥쳤다. 무엇보다 지자체 간 양보할 수 없는 경계를 허물지 못한 게 한계였다. 오 원장은 “과거 사례는 이번 행정 통합 연구에서 좋은 약이 됐다. 두 지자체가 어느 한쪽으로 흡수되거나 한곳만 성장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연구 기본 원칙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통합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독일과 일본, 홍콩 등 해외 행정 통합 사례를 면밀히 검토했다. 행정 통합이 이뤄지면 대구경북이 정부에 특례로서 요구할 수 있는 분야도 찾았다. 또 행정 통합 때 제정할 ‘대구경북 행정 통합 특별법’도 연구했다. 오 원장은 “이번 행정 통합 분위기는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10일 취임 1년을 맞았다. 연구원 설립 뒤 내부에서 원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지방분권과 대구공항 통합이전, 대구미래 전략비전 등 굵직한 연구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원장에 올라서는 개성 있는 연구원들의 특성을 잘 융합시켜 조직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지난해 연구 목표 200건보다 7건을 더 수행했다.

연구 성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상공회의소와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 대구테크노파크, 경북테크노파크와 함께 5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장 경험이 필요한 연구진이 여러 기업과 다른 연구기관에서 실력을 쌓을 수 있게 됐다.

오 원장은 “다양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미래 예측 결과를 공유할 것”이라며 “대구경북 행정 통합 연구에도 접목해 그 결과가 지역 성장의 주춧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경북 행정통합#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대구미래 전략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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