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사안의 중대성,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자료 등에 비추어 법원의 기각 결정을 아쉽게 받아들임. 다만, 영장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임.”
9일 오전 2시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을 들은 검찰은 이 같은 내용으로 74자(字) 분량의 짤막한 반응을 내놨다. 검찰이 그동안 다른 주요 사건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썼던 ‘납득할 수 없는 결정’ ‘영장 재청구 검토’ 등의 표현은 담기지 않았다. 하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는 앞으로도 철저히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검찰의 이 같은 반응 수위는 재계 1위 글로벌 기업 삼성을 상대로 한 1년 7개월간의 수사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 제기된 비판을 수사팀이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서는 검찰 내부에서도 의견차가 있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 내에서는 구속영장이 기각될 것이라는 의견이 비교적 우세했던
것 같다”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가는 세월이 지나 ‘봐주기 수사’나 ‘직무유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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