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대전 서구 괴정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에어컨을 가동한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듣고 있다. 2020.6.9/뉴스1 © News1
연일 30도 안팎의 초여름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의 소극적인 냉방 대책 탓에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에어컨을 가동할 때 창문을 닫아도 된다는 지침을 내놨지만, 현재 일선 학교에서는 비말 감염을 우려, 풍량을 가급적 약하게 유지하고 선풍기도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더위가 계속된다면 냉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거리두기를 위해 책상 간격을 1m 이상으로 뒀다고 해도, 미약한 냉방 속 밀집된 공간에 많게는 20명 이상이 모여 있고, 마스크를 써야 하는 탓에 교실은 그야말로 찜통이다.
게다가 쉬는 시간마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 하는 탓에 미세먼지나 꽃가루 등 호흡기 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지만, 공기청정기 등을 가동할 수 없다는 점도 걱정을 더한다.
일각에서는 창문을 모두 개방하고 선풍기 등으로 대체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기온이 더 오르기 전까지는 지금의 냉방 지침이 효율적이라는 의견과 맞물려 교육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선 학교들은 아직까진 현행 냉방 지침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기온이 더 오를 경우에는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교사들은 더위와 답답함에 지친 학생들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게 하거나 냉방을 강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혹시나 하는 우려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부 학교들은 향후 폭염 등 무더위가 계속될 경우 오전·오후 등교를 나누는 등 학사일정 조정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고등학교 교장은 “바람은 약하게 하되 온도는 낮게 해 최대한 냉방 효과를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온이 더 높아지면 쾌적한 환경을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 환경이 열악해진다면 등교 시간 등 학사일정 변경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학교 방역지침 변경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수시로 환기하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고, 실외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한 뒤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밝혔다.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면, 소규모 수업이나 특별활동에서는 마스크를 벗는 것도 가능하다.
(대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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