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배기 학대의혹’ 울산 어린이집 A등급 논란…“과거에도 학대”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1일 16시 13분


2016년에도 교사가 '아동 밥 안먹는다' 볼 꼬집어
구청, 교사 개인 일탈로 규정 정직 2개월 처분
피해 아동 학부모 "구청 관리 점검 부실" 지적
중구 "특별감사팀 꾸려 어린이집 조사할 것"

울산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이 만 1세 원아 학대 정황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또 이 어린이집이 지난해 평가인증에서 고득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관할당국의 허술한 관리 점검이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중구에 따르면 최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30대 보육교사 2명과 원장이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 A어린이집은 2016년 2월 아동학대로 징계 처분을 받았다.

30대 여성 보육교사가 점심시간에 아동이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볼을 꼬집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보육교사에게 유죄 선고와 함께 1년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을 받도록 했다.

중구는 이를 근거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교사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당시 중구는 보육교사의 개인 일탈로 규정하고 어린이집과 원장에 대한 징계 등 별다른 처분을 하지 않았다.

그사이 문제가 된 보육교사가 일을 그만두고 2018년 원장도 교체되었지만 4년 뒤 다시 A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이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또 어린이집 정보공시포털을 살펴보면 이 어린이집은 영아전담 기관으로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육진흥원으로부터 평가인증 결과 A등급을 받았다.

이 밖에 2018년 착한어린이집에 가입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의 배신감은 더욱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피해 아동 학부모는 “집 근처 어린이집이 있지만 일부러 믿음이 가는 국공립을 보내기 위해 거리가 있는 이곳에 매일 아침 운전을 해서 아이를 등원시켰는데 이번 사건으로 배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관할 당국인 중구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했다.

이 학부모는 “2월 경찰 신고가 들어갔는데도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이 어린이집이 버젓이 운영중이다”라며 “수사기관의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엄중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동행해 해당 교사들과의 면담을 가졌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관할당국이 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적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특별 감사팀’을 꾸려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A어린이집 30대 교사 2명과 원장 등 3명이 중부경찰서에 아동학대처벌법 등 위반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육교사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확인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자신들이 돌보던 원생 5명을 낮잠을 안자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리고 밀치는 등 학대를 했다고 학부모들은 주장했다.

이 보육교사 2명은 지난해부터 만 1세반을 담당해오면서 아이들을 팔을 세게 당겨 바닥에 눕혀 이마를 누르거나, 벽에 움직이지 못하게 붙여 세워 놀이나 수업 등에서 제외시키는 방법 등으로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낮잠을 자지 않는 아이를 강제로 일으켜 세워 벽에 붙여 혼낸 뒤 다시 누우라고 하거나 이불과 베개를 뺏어 던지기도 하는 모습 등이 CCTV에 담겼다.

이 같은 사실은 올해 초 한 아이가 집에서 눈치를 보고, 스스로 벽에 붙어 손을 들고 벌을 서는 것을 의아하게 여긴 학 학부모가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경찰이 50여가지의 학대 정황을 확인해 수사 중이라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한 학부모는 “피해를 당한 아이들이 말이 약간 늦은 아이들”이라며 “이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어른들을 보면 피하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는 등의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도 교사들의 학대 사실 방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함께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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