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거문도 주민들, 여객선협동조합 설립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2일 03시 00분


쾌속선 1척 고장시 대체 선박 없어, “올 안에 350t급 여객선 취항 계획”

잦은 여객선 결항 등으로 불편을 겪어온 전남 여수 거문도 주민들이 여객선협동조합을 설립해 여객선을 직접 운항하기로 했다.

11일 여수시 삼산면사무소에 따르면 9일 삼산면주민여객선협동조합 발기인회(가칭)가 발기인 구성과 정관 작성을 마쳤다. 발기인회는 주민들과 향우 등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설립자를 모집해 여객선 운항에 나서기로 했다.

삼산면 주민 2129명은 거문도, 초도, 손죽도, 평도, 광도, 소거문도 등 6개 섬에 산다. 이들 중 80%는 거문도에 거주한다. 거문도는 동백나무 군락과 깎아지른 기암괴석, 쪽빛 바다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연간 10만 명 정도 찾는다.

거문도를 연결하는 항로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전까지 쾌속선 4척이 운항했다. 청해진해운이 여수와 거문도를 잇는 쾌속선 2척을 운항했으나 세월호 사고로 면허가 취소됐다. 다른 해운회사의 쾌속선 2척이 운항했지만 지난해 쾌속선 1척이 선령 만료로 운항이 중단됐다. 다른 1척도 노후화돼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주민들은 안정적인 항로 운영을 위해 신규 선사 유치와 노후 여객선 대체선 확보를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에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현재 거문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은 여수에서 출항하는 228t급 쾌속선 1척과 고흥군 녹동읍에서 출발하는 791t급 철부선 1척이 있다. 올 4월 여수∼거문도를 운항하는 쾌속선이 정기 검사를 받으면서 대체 선박을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나웅진 삼산면주민여객선협동조합 발기인회 대표(62)는 “거문도를 오가는 쾌속선 1척이 고장 나면 대체할 선박이 없어 뭍으로 나가거나 섬으로 들어올 수 없다”며 “주민들과 힘을 모아 올해 안에 350t급 주민 여객선을 취항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 거문도#여객선협동조합 설립 추진#쾌속선 1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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