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의 예비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공원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사실상 이 땅을 개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노사는 개인재산권 침해라며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삼정KPMG와 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주간사로 선정해 진행한 예비입찰에서 매각 입찰 의향서(LOI) 제출자가 하나도 없었다. 당초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곳이 10여 곳 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구입을 포기한 것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2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이 땅의 공원화 추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이달 초에는 보상비로 4671억3300만 원을 책정하면서 공원 외의 다른 부동산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연내 이 땅을 팔아 5000억 원을 마련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겠다는 것은 엄연히 사적 재산권의 침해”라며 대한항공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유경쟁에 따른 부지 매각을 촉구했다. 반면 서울시는 “공원화를 위해 대한항공에 매입 협의를 요청하겠다”며 “매입가격은 감정을 거쳐 시세대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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