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에서 의붓아버지(35)와 친모(27)의 오랜 학대와 배고픔을 못 이겨 탈출한 A 양(9)이 병원 치료와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경남아동전문보호기관에 따르면 A 양은 11일 오후 치료를 받으며 약 2주 동안 머물렀던 경남의 한 병원에서 퇴원했다. 얼굴과 “ 곳곳에 있던 타박상은 대부분 사라졌고, 입원 초기에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던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아동 쉼터로 거처를 옮긴 A 양은 손과 발 등에 화상으로 인한 흉터는 여전히 남아있다. 쉼터에 머물며 당분간 통원 치료를 받기로 했다. 보호기관 관계자는 ”그 사이 “무게가 늘었고 표정도 밝아졌다. 주위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자주 한다”고 전했다. 최근 옷과 인형 등을 선물로 받고 활짝 웃으며 관계자들을 안아주기도 했다고 한다.
쉼터 측은 A 양에 대해 놀이 치료 등을 병행할 계획이다. 아직 마음의 상처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치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한 관계자는 “A 양은 2015년 2월경부터 약 2년 동안 머물렀던 위탁보호 가정에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며 “위탁가정도 A 양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안다. 다시 위탁을 의뢰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양이 배고픔에 오랫동안 시달렸던 건 병원에서도 드러났다. 입원 치료 기간 동안 식사를 거의 남긴 적이 없다고 한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경 4층 발코니로 탈출했을 때에도 옆집에서 가장 먼저 찾은 게 음식이었다. 옆집 주인은 “집에 돌아와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에 누군가 거실에서 급하게 뛰어나가는 소리를 들었다”며 “누군가 먹다 남긴 누룽지와 간편식 용기에 짜장라면을 넣어 들고 간 흔적이 남아있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양은 옆집에서 나온 뒤엔 근처 야산에서 한참 동안 숨어있었다고 한다. 혹시나 붙잡혀 집으로 다시 돌아갈까 봐 두려워서였다. 오후 6시경 배고픔에 못 이겨 산에서 내려왔다가 한 주민과 마주쳤고, 주민은 배고픔을 호소하는 A 양을 편의점으로 데려갔다.
10일 응급 입원했던 A 양의 의붓아버지와 친모는 13일 퇴원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들이 병원에서 나오는 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친모 등은 10일 법원에서 A 양을 제외한 나머지 자녀 3명에 대해서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임시보호 결정을 내리자 자해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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