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비디오’ 손정우 16일 2차 심문 뒤 미국 송환여부 결정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취재진이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사건 심문기일 시작을 기다리는 모습. © News1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의 미국 송환 여부가 이번 주 결정될 예정이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 정문경 이재찬)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사건의 2번째 심문기일을 연다.

재판부는 지난 5월19일 열린 1번째 심문기일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날 심문을 진행한 뒤 인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일에는 지난번에 출석하지 않은 손씨를 소환하기로 했다.

지난 1차 심문 때는 검찰과 손씨 측 변호인이 팽팽하게 맞섰다.

앞서 손씨는 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배포) 등으로 국내에서 기소돼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이와 별개로 손씨는 지난 2018년 미국에서 아동음란물 배포, 자금세탁 등 9개 혐의로 기소됐는데, 손씨 측은 미국이 인도 대상 범죄인 자금세탁을 제외한 아동음란물 배포 등 혐의로는 처벌하지 않겠다는 보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범죄인 인도법상 인도를 허용한 범죄 외에는 처벌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미국에서 이 부분이 처벌되지 않는다는 보증서가 없기 때문에 (손씨를) 인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한미범죄인 인도조약에도 인도 범죄 외에는 처벌할 수 없게 돼 있고, 조약에 대한 양국의 준수 의무가 있어 보증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인도 대상범죄인 ‘자금세탁’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해 무죄라는 주장도 폈다.

변호인은 국내 검찰이 손씨를 앞서 기소할 때 증거가 불충분해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다. 하지만 검찰은 “손씨의 비트코인 관련 거래는 미국과 상당한 추적을 하지 않으면 밝히기가 어려워 당시에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것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이 끝난 뒤 손씨의 아버지는 “착잡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물론 (아들의) 죄는 위중하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그쪽(미국)으로 보낸다는 것이 불쌍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범죄인 인도심사는 단심제라 불복절차는 없다. 만일 재판부가 인도결정을 내리고 법무부장관이 승인하면 최종적으로 미국 집행기관이 한 달 내로 국내에 들어와 당사자를 데려간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달 22일 ‘손정우를 미국으로 인도해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범죄인 인도심사 재판 결과가 나오면 판결의 취지를 존중해 관련 조약과 법률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