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의 골칫덩이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이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지대까지 침범하고 있다.
13일 오후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
약 1만5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사람과 각종 동물발자국 화석 500여 점이 발견된 화석집산지다.
2005년 인류 기원을 규명할 수 있는 자원으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464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바다와 바로 맞닿아 있어 매해 이맘 때면 붉은 빛깔의 괭생이모자반으로 뒤덮여 제 모습을 잃기 일쑤다. 지난해 발자국화석지에서 수거된 괭생이모자반만 약 10톤이다.
이날 역시 떠밀려온 괭생이모자반이 화석산지 일대 전역에서 포착되며 경관을 해치고 있었다.
특히 제주올레 10코스가 지나는 길목에 위치해있는 터라 근처를 지나는 탐방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도 보였다.
관광객 조모씨(25)는 “여행와서 들르는 바다마다 괭생이모자반이 보였는데 이런 곳까지 덮여 있으니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비가 와서 그런가 냄새도 좀 더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석산지를 관리하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매일같이 인력을 투입해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장마까지 겹쳐 상황이 녹록지 않다.
건조 과정을 거친 후 인근 농가에 비료로 배포해야 하지만, 비가 오며 화석산지 한 쪽에 계속해서 모자반이 쌓여가고 있다.
특히 보호구역내로는 포크레인 등 수거 장비가 진입할 수 없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모자반을 제거하고 있어 작업 속도도 더딜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만난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장마가 시작되고 비가 오다보니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며 “워낙 탐방객들이 많은 곳이라 썩어서 악취가 더 나기 전에 처리해야 하니 마음이 급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일까지 수거된 괭생이모자반은 5106톤으로, 2015년 제주 해안에서 처음으로 관측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대규모 띠 형태의 괭생이모자반은 거의 사라져 수거량은 줄어들고 있으나, 서해 외해와 동중국해에서 대규모 덩어리가 관찰되며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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