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목숨 건 밀입국 이유는? 한국 와서 뭐하나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4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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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보트를 타고 서해안으로 밀입국한 중국인 대부분은 농촌에서 양파 수확 등의 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에서는 일감이 줄었지만 국내 농촌에서는 여전히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충남 태안해양경찰서는 밀입국한 중국인 6명을 추가로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로써 해경은 올 4월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밀입국한 중국인 18명 중 12명을 검거해 구속하고 나머지 6명과 국내 조력자를 쫓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검거된 중국인들은 대부분 경북 문경과 경남 통영, 충북 음성 등으로 흩어져 배추 및 양파 농장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 추가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밀입국한 중국인들은 대부분 이전에도 불법으로 국내에 체류한 전력이 있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 내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비자를 이용해 한국에 들어가기가 어려워지자 밀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밀항 모집책들은 채팅앱을 통해 희망자를 모집한 뒤 1인당 1만(172만원)~1만5000위안(260만 원)을 받고 보트 등을 마련해 밀입국을 도왔다.

해경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배 크기가 큰 소형 어선이나 상선을 이용한 밀입국이 군경의 감시망을 피하기 어렵게 되자 소형 보트를 타고 목숨을 건 밀입국을 감행한 것”이라며 “밀입국자 대부분은 조사 과정에서 노부모나 자녀를 돌보려고 돈이 필요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어렵게 되자 일부 농가들은 부족한 일손을 밀입국 브로커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당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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