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숲이 답이다[기고/박종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종호 산림청장
박종호 산림청장
‘숲’이라는 단어만큼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있을까. 날씨가 더워지는 요즈음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는 울창한 숲을 걷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상상을 하게 된다. 교외로 나갈 여유가 없는 바쁜 현대인들은 점심시간에 도시 숲과 가로수 길을 거닐며 일상의 여유를 즐긴다. 숲은 어느덧 우리 삶에 깊게 스며들어 호흡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온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고, 그 여파로 우리 일상은 크게 바뀌었다. 이제 우리는 이번 팬데믹 사태가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숲은 피로감과 우울감에 빠진 국민의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코로나 블루’(코로나19+우울감)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숲은 사람들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치유하고, 면역력을 증진시켜 코로나19 후유증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행히 한국은 산을 즐기는 문화가 발달돼 있고, 150곳의 자연휴양림과 국립산림치유원 등 산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잘 조성돼 있다. 숲이 제공하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다 보면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 산업 전반이 위축됐고 고용 한파가 불어 닥쳤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2008년 금융위기 등 국가적 위기 상황 때마다 푸른 숲가꾸기 공공근로는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해 내며 위기 극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팬데믹 상황에서도 숲은 산림서비스도우미, 산림재해일자리 등 8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사회안전망 구축과 공익기능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산림형 사회적경제 일자리 확대 및 민간일자리 전환을 위한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우리 국토는 63%가 산림이어서 숲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 숲은 범(汎)부처적 그린뉴딜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민의 삶터, 일터, 쉼터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격언을 발판 삼아 숲과 함께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본다.

박종호 산림청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숲이 답이다#박종호 산림청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