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화랑대역에 철도문화공원 조성… 경춘선 숲길 관리이원화 문제감안
市, 녹지사이에 관람공간 만들기로… 세계 주요도시 기차마을 모형 전시
기차카페 등 시민휴식공간도 갖춰
서울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4번 출구로 나와 10분가량 길을 따라 곧게 걸으면 화랑대 철도공원이 나타난다. 경춘선 숲길의 3단계 구간의 시작점에 해당한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 태릉역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 2010년 닫힐 때까지 승객과 화물을 싣고 내렸던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자 등록문화재 300호인 ‘옛 화랑대역’을 중심으로 공원이 조성돼 있다. 과거 고종이 탔던 노면 전차 모형과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에 있던 1950년대 운행했던 ‘미카열차’와 ‘협궤열차’가 이곳으로 옮겨졌다. 역사와 승강장 등의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산책을 하다 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서울시가 이 노원구 공릉동 29-61 일대 약 4만293m² 규모 부지에 전시관, 박물관, 테마카페 등을 갖춘 철도문화공원 조성에 나선다. 1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이달 초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녹지·광장으로 사용 중인 노원구 공릉동 소재 옛 화랑대역 일대를 철도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결정(변경)안을 원안 가결했다. 결정(변경)안에는 기존의 연결녹지와 광장 등으로 지정된 부지를 폐지하고 문화공원으로 신설하는 내용을 담겨 있다.
육군사관학교와 서울여대 사이에 위치한 이 부지에는 ‘경춘선 숲길 화랑대 철도공원’이 있다. 경춘선 복선 전철화 사업에 따라 2010년 성북∼퇴계원 구간이 사라지면서 옛 간이역과 철도길을 따라 녹지를 만드는 ‘경춘선숲길조성사업’(2009∼2018년)의 일환으로 옛 화랑대역 일대도 공원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기존의 경춘선 숲길 화랑대 철도공원은 시설관리가 서울시(경춘선 숲길)와 노원구(연결녹지, 경관광장)로 이원화돼 있었기 때문에 관리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바꿔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한편 철도와 문화를 테마로 한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녹지 사이사이에 관람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세계의 주요 도시와 기차마을을 미니어처로 제작한 철도 미니어처관을 조성하고 화랑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콘텐츠로 만든 ‘철도와 시간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철도와 시간 박물관에 들어설 중세관 현대관 등에는 각종 기록 등이 전시되고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는 체험관도 만든다.
또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옛 화랑대역의 역사는 역사관으로 조성해 간이역의 과거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공원 곳곳에는 체코, 일본 히로시마 등 과거에 사용했던 전차들을 가져다 놓은 전시 공간과 목공체험장 등으로 꾸민다. 지상 2층 324m² 규모의 기차카페에는 미니어처 기차가 음료나 먹을거리를 배달하는 시스템을 갖춰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노원구는 지난해 말 약 10억 원을 투입해 화랑대 철도공원을 ‘노원불빛정원’으로 꾸며 해가 진 뒤 산책할 곳을 찾는 지역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반원형 터널에 음악과 여러 색으로 바뀌는 조명을 설치한 ‘불빛 터널’을 시작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조형물과 프로젝터를 활용한 투시장치 등 17종의 야간 경관 조형물을 만들었다. 나무와 꽃을 다양한 색으로 표현해 정원처럼 꾸민 ‘비밀의 화원’과 행성들 사이를 지나는 느낌이 들도록 크고 작은 원형 구를 장식한 ‘불빛 화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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