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시설 ‘코로나 집단감염’ 우려… 영등포-중랑-남양주 피트니스센터
확진 20대들 잠복기때 잇단 방문… 같은 시간대 이용객 전수조사 비상
“손으로 운동기구 만진뒤 코등 비벼… 운동기구만 함께 써도 충분히 감염”
14일 오후 4시경 서울 중랑구의 한 피트니스클럽. 사이클 페달을 힘껏 밟던 한 남성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었다. 그러고는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이 남성의 얼굴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바로 옆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한 여성이 사이클에 올라타 있었다. 두 사람 간의 거리는 1m도 되지 않았다.
이 클럽을 다녀갔던 26세 남성이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랑구는 이 남성과 같은 시간대에 운동을 한 240여 명을 찾아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 클럽 측은 출입구에 ‘마스크 착용’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뒀지만 클럽 이용자들이 운동 도중에 마스크를 벗는 모습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피트니스클럽과 크로스핏 학원 등 실내 운동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들이 잠복기 동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피트니스센터와 크로스핏 학원, 요가 학원 등을 다녀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시설 이용자들은 운동 중 호흡이 가빠지면 마스크를 벗는 일이 잦다. 다른 이용자들의 비말이나 땀이 묻은 운동기구를 곧바로 만지기도 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수도권의 피트니스클럽 3곳 이용자들을 상대로 전수 조사를 하기로 했다.
중랑구의 크로스핏 학원을 다녀갔다가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26)와 B 씨(26)는 이달 9일 오전 9시 40분부터 11시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학원 안에서 운동을 했다. 100m²(약 30평) 남짓한 공간에서 수강생 30명이 함께 운동을 했다. 조를 나눠 체조를 하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식이었다. 방역당국은 학원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수강생 대부분이 운동을 하는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학원 수강생들은 운동기구를 돌려 썼다. 한 사람이 약 5분간 바벨을 이용하고 나면 뒤이어 다른 이용자가 바벨을 드는 식이었다. 구 관계자는 “여러 사람이 운동기구를 돌려 쓰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했다. 이 학원 이용자 중 A, B 씨를 포함한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던 82명은 진단 검사를 거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은 이달 7일과 9일 영등포구 지하철 2호선 당산역 근처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에서 2시간 가까이 운동을 했다. 그런데 이 여성은 러닝머신(트레드밀) 위를 뛰던 중 마스크를 벗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이 여성으로부터 1m 이내에서 운동을 했던 6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다. 구 관계자는 “(이 여성의) 밀접 접촉자들에 대해 14일 진단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피트니스센터 회원 250명에 대해서도 전수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달 8일과 12일 이 여성과 함께 영등포구의 한 에어로빅 학원에서 요가 강습을 받았던 6명은 진단 검사를 거쳐 14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3일 확진 판정을 받은 28세 남성도 이달 9∼11일 경기 남양주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에서 매일 운동을 했다. 당국은 이 클럽의 CCTV를 분석해 이 남성의 밀접 접촉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