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웨이發 수도권 2, 3차 감염
다양한 시설-연령대로 번져나가… 사전차단 어려워 2차 대유행 우려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4일 164명(낮 12시 기준)으로 늘었다. 첫 확진 이후 불과 12일 만이다. 40명은 방문자, 나머지 124명은 2차 이상 감염이다.
리치웨이발 ‘n차 감염’은 다른 사례보다 더 위험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방문판매업체 특성 탓에 고령자 확진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젊은 층이 찾는 시설에서도 관련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강남역에 있는 한 영어회화 전문 어학원에서 14명이 발생해 수강생 600여 명이 검사 중이다. 주점과 실내체육시설에서의 전파도 확인됐다. 버스운전사 확진으로 서울과 경기지역 5개 노선 운행도 감축 또는 중단됐다. 연쇄 감염의 고리 끊기에 실패하자 수도권 일상 곳곳으로 코로나19가 파고드는 상황이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처럼 집단 감염의 유형이 명확하면 역학조사가 용이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시설로 번지며 고령층과 청년층 모두에서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러면 사전 방역이 어렵고 결국 확진자 발생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인구의 절반이 밀집된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그 피해는 대구경북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지역 누적 확진자는 각각 1000명을 넘었다. 최근 2주간 전체 신규 확진자도 하루 평균 44.1명까지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가는 조건 중 하나는 일평균 50명이다. 전문가들은 숫자보다 수도권 확산 양상을 지적하며 2차 대유행을 우려하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0명까지 기다렸다가 조치를 취하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지금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대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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