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환자들에게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공개됐다. 코로나19가 기존 당뇨병 환자들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뿐 아니라 건강했던 사람들도 새로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15일 바이오제약업계에 따르면 영국과 호주 등 해외 당뇨 전문가 17명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국제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을 통해 코로나19 환자에서 나타난 당뇨 사례연구를 위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 ‘코비디아(CoviDiab)’의 설립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연구가 종료된 후 발표된 논문(article 또는 papers)이 아닌 일종의 중간보고(letter 또는 communications)다. 연구 중 중요하다고 판단돼 중간에 보고한 것이다.
코비디아 프로젝트는 코로나19 환자에서 발생하는 당뇨병 증상의 정도와 특징을 이해하고, 펜데믹 이후 환자들의 치료 및 모니터링을 위한 방법을 연구할 예정이다.
기저질환으로 당뇨를 앓던 환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위험하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졌다.
당뇨환자들은 코로나19 증상이 중증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중 20~30%가 기저질환으로 당뇨를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보고됐다. 하지만 이번에 당뇨가 없던 환자들도 코로나19 감염으로 당뇨병과 같은 비정형 대사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관찰된 것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당뇨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고 언급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에 침입할 때 결합하는 단백질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가 폐뿐만 아니라 췌장, 소장, 지방조직, 간, 신장 등 포도당 대사에 관여하는 장기와 조직에도 존재하며 바이러스가 이러한 조직에 침투하면서 포도당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측하고 있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당을 분해하는 인슐린 분비가 안 되는 1형 당뇨와 간과 같은 우리 몸에서 인슐린에 반응하기 않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으로 구분된다.
특히 1형 당뇨는 유전적인 원인 외에도 바이러스 감염이 췌장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등 당뇨병의 발생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 또한 수 년 전부터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번 프로젝트로 인슐린 분비능력, 인슐린 저항성, 자가면 역 항체 상태를 정기적으로 수집해 코로나19 관련 당뇨병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임상 데이터 수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당뇨병에 대한 관리 능력을 키우고 새로운 질병 기전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비디아 프로젝트의 공동 책임자인 프란체스코 로비노 런던 킹스컬리지 대사외과 교수는 “가장 흔한 만성 질환인 당뇨병과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전염병과 함께 어떠한 결과를 일으키고 있는지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가 그간 사람들을 감염시킨 기간이 짧아 포도당 대사에 미치는 정확한 기전은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급성 당뇨병 징후가 기존의 1,2형인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당뇨병인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폴 짐메트 국제 당뇨병연맹 회장 겸 호주 모나시 대학 교수는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새로 발병한 당뇨병의 규모뿐 아니라 감염 이후 당뇨병이 어느 정도 지속될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코로나19가 당뇨병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면 이번 프로젝트 설립을 통해 국제 의료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임상적인 관찰을 공유하며 답을 찾는데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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