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군 프라이팬으로 손을 지지는 등 초등학교 4학년 의붓딸 A 양(9)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B 씨(35)가 15일 구속됐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신성훈 영장전담 판사는 15일 오후 아동복지법 위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습학대) 위반 등 혐의를 받는 B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B 씨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A 양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경 지붕과 맞닿은 4층 높이의 발코니 난간을 통해 옆집으로 넘어가 도망쳤다. 맨발로 거리를 배회하다 극적으로 구조된 아이는 경찰 조사에서 수년간 B 씨와 친어머니(28)에게 온갖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A 양은 “부모가 쇠막대기와 쇠사슬, 프라이팬 등을 학대에 사용했다”며 욕조에 강제로 머리를 담그는 ‘물고문’도 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밥은 하루 한 끼만 먹었고, 청소 등 일을 시킬 때가 아니면 목이 쇠사슬로 묶인 채 다락방에 갇혀 지냈다고도 했다. 실제 구조 당시 A 양은 눈 부위의 멍, 손과 발의 화상을 비롯해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경찰은 A 양의 집에서 프라이팬 등 학대에 사용한 증거 물품을 확보했다.
B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창원지법 밀양지원 앞에 나타나 “정말 미안하다”며 선처를 구했다. 그는 “남의 딸로 생각해 본 적 없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혹한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아이를 욕조에 담갔다는데 심한 학대는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친모랑 같이 학대했느냐’ ‘아이에게 밥은 왜 안주었느냐’ 등 질문엔 “크게 미안할 뿐”이라며 “이 모든 건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제 잘못이다. 죄송하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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