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그들의 자유를 위해 싸운 이들을 잊지 않았다. 우리도 한국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미켈레 산토로, 이탈리아 참전용사 후손)
“우리를 찾아와 고맙다고 해주는 건 한국인이 유일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를 챙겨줘서 고맙다. 정말 멋있다.”(필립 섀넌, 영국군 퇴역군인 보훈병원 ‘첼시왕립병원’ 소령)
정부가 6·25전쟁 당시 참전용사가 보여준 희생과 공헌에 보답하기 위해 전달한 100만장의 마스크를 받은 유엔 참전 22개국의 용사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감사의 인사로 화답하고 있다.
국무총리 소속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부터 추진된 6·25전쟁 유엔 참전용사 마스크 지원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마스크 수급이 안정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이었던 지난 4월부터 논의된 유엔 참전용사 마스크 지원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강력한 의지로 진행됐다.
당초 개발도상국인 유엔 참전 7개국 참전용사에 대해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마스크 공급부족 사태 재발을 우려한 일각의 소극적인 태도로 진전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추진 계획을 보고받은 정 총리는 “해외 참전용사의 희생 덕분에 현재의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이 있다”라며 “우수한 국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분들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주신 덕분이다. 해외 참전용사는 우리 국민과 다름없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 총리는 마스크 지원 범위를 전체 유엔 참전 22개국으로 확대할 것을 지시하고 국가보훈처를 비롯한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 최종 성사시켰다.
전체 참전용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 50만장, 21개국에 50만장으로 배분했고, 미국은 국방부의 협조를 통해 공군 수송기로 전달했다.
참전용사에게 마스크는 단순한 방역물품이 아닌, 젊은 시절 낯선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청춘을 바쳤던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육군에 복무했던 사람으로서 동료들이 서로 돕는 것을 보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다”라며 “미국은 한국의 다정한 기부와 관대함에 감사를 보낸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로버트 L.윌키 미국 보훈부 장관은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미국 보훈부는 한국의 선물을 ‘작은’ 감사의 표시로 보지 않는다”라며 “인천에 상륙했던 해병대원, 장진호에서 싸운 용사, 서울을 재탈환한 제8군을 포함한 유엔 참전용사분들께 이 선물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필립 벨기에 국왕은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통화에서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달했고, 이외에 캐나다 보훈부 장관, 주한영국대사, 주한미국대사, 미 한국전 참전협회장 등 참전국 정부 관계자가 감사를 전했다.
특히 유엔 참전용사와 가족은 현지 언론 인터뷰, 감사글 기고를 통해 특별한 감사를 전달했다.
캐나다 참전용사인 빌 블랙씨는 “지원해준 마스크 덕분에 참전용사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며 친구와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고 했고, 호주 참전용사인 콜린 칸씨는 “한국의 자유를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마스크 100만장은 이들이 지켜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에 비하면 아주 작은 도움에 불과하지만,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과 유엔참전국의 강력한 유대관계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총리는 “앞으로도 유엔참전용사에게 감사를 전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마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참전국 정부와 참전용사 후손과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연대와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기억, 함께, ’평화‘를 주제로 참전용사의 희생을 추모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 총리는 해외 참전용사에게 보내는 감사와 연대의 영상 메시지를 제작해 22개 참전국에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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