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깜깜이 환자’가 신규 확진자의 10%를 넘어섰다.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확진자를 가리킨다. 지난달 6일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 전환 이후 깜깜이 환자 비율이 10%를 넘은 건 처음이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6월 1~14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618명 중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는 63명(10.2%)이었다. 직전 2주간(5월 18~31일) 깜깜이 환자 비율(7.5%)보다 3%포인트 가깝게 높아졌다. 방역당국이 생활방역 회귀 조건으로 제시한 깜깜이 비율은 5% 이하다.
깜깜이 환자의 80% 이상은 수도권에 돼 우려된다. 인구가 밀집한데다 대중교통이 복잡하게 발달한 수도권에서 깜깜이 환자가 늘면 2, 3차 감염이 급증할 수 있다. 방역당국이 따라잡지 못하는 ‘조용한 전파’가 이어질 수 있는 것. 실제 수도권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7~23일 하루 평균 10.1명에서 이달 7~13일 40.3명으로 급증했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중 집단 감염은 전체의 70.9%(438명)를 차지했다.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후 12시 기준 169명으로 전날보다 5명 늘었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도 3명 늘어 44개 교회에서 110명이 나왔다. 서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관련 확진자도 19명으로 전날보다 2명 늘었다.
확진자가 늘면서 코로나19 진단검사에도 과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2월 18일 대구 신천지예수교 첫 확진자 발생 이후 40일간 하루 평균 진단검사 건수는 9467건.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 이후 40일간 하루 평균 진단검사 건수는 이보다 많은 1만1431건에 달한다.
이혁민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이날 코로나19 진단검사전문위원회 브리핑에서 “대구 신천지 사태 때 하루 최고 2만4000건을 검사했다면 현재는 최고 3만 6000건 이상의 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이에 따른 피로 누적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수요 급증하면서 검사 오류도 발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광주와 충남 논산시에서 발생한 위양성 사례에 대해 “검사 과정에서 오염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 안으로 수탁 검사기관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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