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사회공헌 활동 지원사업
50∼70세 중장년층 사이서 인기
경영-마케팅 등 13개 분야 이르러
인천 미추홀구 키니스 장난감병원에 출근한 원덕희 씨가 장난감을 고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에서 중등교사로 재직하다가 2016년 정년퇴직한 원덕희 씨(66)는 요즘 미추홀구 주안지하상가에 있는 ‘키니스 장난감병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전기 과목 교원자격증을 보유한 그는 이곳에서 오전 10시∼오후 5시 근무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갖고 놀다가 고장이 난 장난감을 무료로 고쳐주고 있다. 그와 비슷한 나이와 경력을 가진 동료 7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의 꼼꼼한 수리기술이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하루 평균 20개가 넘는 장난감이 배달돼 들어오고 있다. 그는 “망가진 장난감을 손으로 수리하는 과정이 즐겁다”며 “손주 같은 어린이들이 말끔하게 수리된 장난감을 받고 나서 보내주는 감사 편지를 읽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구에서 행정직 공무원으로 31년간 근무하다가 2년 전 퇴직한 서귀숙 씨(62·여)는 4월부터 매주 사흘간 미추홀구에 있는 ‘인천 생명의 전화’에 출근한다. 공직생활을 하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 그는 하루에 4시간 동안 전화 상담을 통해 인생의 위기에 처한 시민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극단적 선택을 막는 데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그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시민들을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인천시가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는 50∼70세 시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회사나 공직에서 은퇴한 중장년층이 보유한 재능을 지역사회에 기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8년부터 3년 연속으로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됐으며 첫해 50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107명이 35곳에서 재능을 나눴다. 올해는 131명이 참가했다.
활동 분야는 다양하다. 경영과 마케팅 인사 재무 외국어 사회서비스 정보통신 법무 문화예술 행정 교육 상담 등 모두 13개 분야에 이른다. 이 가운데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 등을 수용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일상생활 등을 돕거나 상담에 나서는 사회서비스 분야 활동이 가장 많다. 산업단지가 많은 인천의 특성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거나 생활 민원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분야에도 많이 지원하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가 대상이며 국가기술자격증이나 전문자격증을 가진 시민은 3년 이상 경력과 동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 재능기부에 필요한 기본 교육을 받은 뒤 인천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단체, 공공기관 등에 배치돼 매년 4∼12월 활동하게 된다. 봉사시간에 따라 참여 수당과 활동비(하루 최대 2만5000원)가 지급된다.
장병현 인천시 일자리경제과장은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많은 퇴직자는 누구나 사업에 참가할 수 있다”며 “활동 분야와 참가자를 더 다양하게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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