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비상인데 ‘해외유입 확진자’까지 두자릿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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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7일 1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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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풀 꺾인 줄 알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2차 재유행이 시작되면서 방역당국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인접국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한계 상황에 다다른 국내 방역에 해외유입 차단까지 방역당국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는 12명이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해외유입 신규확진자는 112명에 이른다.

문제는 최근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가 계속 두자릿 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 해외유입 신규확진자는 계속해서 한자릿 수를 기록했고, 14일에는 3명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지난 15일부터 사흘 연속 두자릿 수 확진자를 기록하며 해외유입 절대적 수치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도 인접국들의 확진자 증가 추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방역당국은 최근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중국 베이징의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16일 기준으로 하루 동안 44명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그 중 수도 베이징에서만 31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농수산물 시장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베이징은 지난 11일 이후 누적 감염자 수만 137명으로 2월 초 이후 최대 수치다.

중국 뿐만이 아니다. 아랍에미레이트(UAE)와 쿠웨이트, 인도 등 아시아발 국내유입 확진자도 늘고 있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살명이다.

실제로 지난주 해외유입 확진자 48명 중 중국 외 아시아 지역 감염경로가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방역당국은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통한 연쇄 감염 위험은 낮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수도권 병상이 가뜩이나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확진자에 더해 해외유입 확진자까지 늘어난다면, 방역당국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해외유입 신규확진자가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해외유입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287명)이며, 다음은 경기도(2017명)다. 세번째로 많은 곳이 51명을 기록한 인천이다.

정부에 따르면 수도권 병상은 현재 969개가 남았는데 이 중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도권 남은 치료병상은 47개에 불과하다.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2차 팬데믹(대유행)을 감안해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88명이던 단기체류 외국인은 6월에는 180여명까지 늘었다. 물론, 해외유입 신규확진자와 외국인 체류 증가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해외유입 신규확진자 중에는 우리나라 국민이 일정 부분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가 늘어날수록 해외유입 신규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역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단기체류 외국인의 경우 정부가 임시생활시설 7곳을 운영, 2주간 자가격리를 관리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1만4000여 명의 단기체류 외국인이 시설에 입소했지만 시설운영 인력이나 지역사회 감염은 단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역사회 반발로 외국인 시설을 확보하지 못하면 방역망이 얕아진다”며 “지역사회 주민들이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방역을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를 우선 설득하고 설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같은 시설을 적기에 확보하지 못할 경우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전파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교훈으로 삼아야하는 사례는 싱가포르의 경험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3월 중순까지 방역 모범국으로 분류됐지만, 이주노동자 등 외국인에 대한 방역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자국민만 우선한 경향 때문에 대규모 재유행이 발생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17일 기준으로 확진자만 4만969명에 이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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