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뜸한 보문산, 2000억원 투입해 옛 명성 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8일 03시 00분


‘대전의 母山’으로 불렸으나 외곽 개발로 차츰 외면받아
새로운 전망대-모노레일 설치 등 명문 도시 여행지로 탈바꿈 추진

‘(대전)시민 피로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보문산록(麓·산기슭)에 풀 시설, 신흥도시에 적절한 계획으로…’(1934년 6월 27일자 동아일보) ‘대전시민 휴식처인 보문산 공원에 비둘기집이 세워졌다. 충남지부청년회의소가 5백만 원의 기금으로 만든 것으로 5백 마리의 비둘기가 들어가 살 수 있다.’(1983년 8월 19일자 동아일보·사진)

대전시민들의 유일한 휴식처이자 ‘모산(母山)’으로 불렸던 보문산이 다시 도시 여행자 명소로 탈바꿈한다.

86년 전 수영장이 조성되고 1961년 공원으로 지정된 보문산은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대전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휴식공간이었다. 이후 꿈돌이동산과 대전동물원, 플라워랜드 등의 개장과 국민의 휴양 및 여가 트렌드 변화로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대전시는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계획’을 통해 보문산을 중부권을 대표하는 도시 여행지로 바꾸어 나가겠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허태정 대전시장의 지난 지방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이 사업에는 2025년까지 2000억 원이 투입된다. 대표적인 인프라 사업으로는 종전 전망대를 허물고 250억 원을 들여 새 전망대를 짓는다. 새 전망대에는 전망 기능은 물론 천문 관측, 교육관, 전시관, 4D·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체험장, 스카이워크, 판매 시설 등이 들어선다.

대사동∼전망대∼보문산성∼시루봉∼대전오월드까지 3.6km 구간에 모노레일이나 곤돌라, 친환경 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당초 케이블카 설치가 얘기됐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다. 시에서는 현재 원활한 이동과 즐길거리 기능을 할 수 있는 모노레일 설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부권 최대 규모의 동물원과 놀이시설, 꽃동산이 있는 오월드에도 350억 원을 들여 새로운 버전의 놀이기구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 밖에 보문산 북동쪽 자락인 대사동과 호동 쪽에는 출렁다리가 있는 ‘놀자 모험 숲’, 오토캠핑장, 생태학습장도 만들어 주변을 자연친화형 가족파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허 시장은 “15년 전부터 보문산은 ‘개발’과 ‘보전’이라는 견해가 맞서 왔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조정과 조화를 거쳐 중부권 명문 도시 여행지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보문산#대전#오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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