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도봉 노인센터 잇단 확진… 대전-전주 등서도 감염 이어져
당국 “추적 속도, 확산 못따라가”
중증환자 병상체계 등 재정비… 생활치료센터 2, 3곳 추가 개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되면서 고령층 확진자가 대거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이다. 방역당국의 추적 속도가 코로나19 확산을 따라잡지 못하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은 병상 확보 등 수도권에서 대유행에 대비하고 있다.
○ 방판·노인시설 등 고령층 확산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34명이다. 이날 추가로 확진된 12명 중 10명은 첫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재검 결과 양성이 나왔다. 첫 확진자는 11일 양성 판정이 나온 도봉구 거주 80대 남성이다. 10일 확진된 아내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선 안전관리요원인 70, 80대 남성 3명이 확진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들은 시청역 내진보강 공사현장에 임시 채용됐다. 시청역 공사 현장에서 근무한 안전관리원과 현장 관리자는 총 13명. 교통공사는 15일 오후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통보를 받은 뒤 나머지 12명에 대해 진단 검사를 벌였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들의 근무지가 대합실로 승객과 접촉이 있을 수 있지만 근무 중 모두 마스크를 썼다”고 말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한 달 만에 지역사회 확진자가 나온 대전에선 15일 이후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시는 이들의 바이러스 전파력은 매우 강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정하는 유전자증폭검사(PCR) 값이 경계값(35)보다 낮아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 이 값이 낮을수록 바이러스 전파력이 강하다.
대전에서도 고령층 방문자가 많은 방문판매 업체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전 서구 갈마동 ‘꿈꾸는 교회’ 목사 부부와 대전 서구에 사는 60대 여성 A 씨의 접촉자 9명이 17일 추가로 확진됐다. A 씨는 방문판매 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확진된 A 씨의 지인 2명은 다른 방문판매 업체를 다녀갔다. 방역당국은 이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북 전주에선 전주여고 3학년 학생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북에서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달 19일 이후 29일 만이다. 이 학생이 유행 지역을 방문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 방역당국, 중증환자 병상 확보 나서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에서도 집단 감염이 이어지자 방역당국은 중증환자 병상 확보 대책을 세우고 있다. 올 3월 대구경북 폭증 상황을 감안한 대책이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수도권 중증환자는 21명. 사용 가능한 치료병상은 47개에 불과하다. 방역당국은 전국 단위의 중환자 치료병상 전원체계를 준비 중이다.
정부는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2, 3곳을 수도권에 추가로 개설하기로 했다. 병원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환자를 따로 수용해 의료진의 업무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수도권에 생활치료센터 2곳을 운영 중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유행이 기온 상승과 관계없이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초 일부 전문가는 여름이 돼 기온이 올라가면 코로나19가 사그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여름을 맞은 아시아 지역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온도 변화에 관계없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장기간 유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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