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지방정부는 정치, 군사적으로 자유로워"
"서울시는 인도적 지원 등의 역할을 해 나갈 것"
"정부 부동산정책, 서울시와 협의…적절한 조치"
"기본소득, 현실성부족…월 10만원 지급시 62조"
"전국민고용보험 1.5조면 가능…불평등해소 기회"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악화된 남북관계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고 원칙대로 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어려우면 지방정부가 나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18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나와 “남북관계는 산을 넘는 것이 아니라 산맥을 넘는 고난한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평화를 맛봤다. 당장에 효과가 없더라도 평화를 즐기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것을 유지해야 한다. (지방정부는)정치로부터, 군사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인도적인 지원을 포함해 서울시는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평화를 위한 전진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대책’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6·17 부동산대책’은 갭투자에 활용되는 각종 대출을 제한하고, 갭투자 목적으로 주택 구매 시 기존주택 처분요건 등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법인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종합부동산세율과 양도세율을 올리는 내용도 담겼다.
박 시장은 “서울시와 협의된 내용이다.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반등한 것이 투기 이익으로 이어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은 시민들의 사는 집을 보장해야지 사고파는 투기를 남기는 대상이 되면 안 된다. 국내 자산불평등도 심각한 수준이다. 상위 1%가 전체 26%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사업을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은 가능하지만, 부동산으로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버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세제, 부동산 제도를 기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저는 실용주의자다. 좋은 정책을 구상하고 논쟁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현실에 적용할 때는 조건을 파악해야 한다. 한달에 한번 10만원씩 지급하면 약 62조원이 들어간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현금성 복지를 모두 합해도 62조원이 안 된다. 우리나라 1년 국방비인 50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소득의 이상은 정말 환상적이다. 저도 적용하려고, 서울시 청년들을 위한 기본소득을 도입해볼까 연구했지만 막상 재정이 너무 소요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본소득보다는 전국민 고용보험이 더욱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 일하는 노동자와 자영업자를 다 합치면 2400만명이고, 그 중 51%인 1400만명이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급감했지만 고용보험, 4대보험 등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민 고용보험은 이런 분들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라며 “국가 재정도 1조5000억원이면 된다. 나머지는 약간의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민 고용보험을 시행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미국에 이어 최악의 불평등 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이번이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수도권 재확산과 관련해서는 “초긴장 상태로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신속성과 투명성이 기본 방침이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3차 파도에도 무너지면 안되기 때문에 총력을 다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주일 간 국제도시회의를 통해 서울시의 방역 노하우를 전세계 도시에 공유했다. 책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변화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위기가 한편으로는 기회다. K방역은 우리사회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결과물이다. 거기다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넣으면 앞으로 중진국 함정을 뛰어넘어 선진국이 되고, 표준국가가 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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