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라임 구명로비 의혹… 검찰, 스타모빌리티 대표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9일 03시 00분


만남전 김봉현에 3000만원 받아… 2016년 민주당 의원 소개하기도
“금융사 관계자에 라임판매 청탁… 대가로 변호사에 수억원 건네”
檢, 이종필 前부사장 진술 확보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라임)의 펀드 운용 및 판매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라임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모빌리티의 이모 대표(58)를 17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횡령 및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17일 오전 8시경 서울 송파구의 자택에서 이 대표를 체포했다. 이 대표는 스타모빌리티의 회삿돈을 빼돌려 아파트 월세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또 검찰이 지난달 14일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할 당시 사무실 안에 있는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와 계좌 거래 내역이 담긴 문건을 직원에게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여권 정치인과 가까운 이 대표는 라임 펀드와 관련한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7월 18일 라임으로부터 수백억 원을 투자받은 스타모빌리티의 대표에 취임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지난해 7월 28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 A 씨를 만나 “라임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야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회사)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서 그러는데 도움을 달라”고 부탁한 사실을 확인했다. 면담 뒤 이 대표는 A 씨가 건넨 구글 이메일 주소로 라임 측 입장이 담긴 참고자료 4건을 전달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A 씨를 만나기 전인 지난해 7월 17∼22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현금 3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돈의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이 대표가 2014년부터 김 전 회장으로부터 500만∼5000만 원씩 정기적으로 돈을 받은 경위에 대해서도 검찰은 조사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2016년 김 전 회장에게 더불어민주당 B 의원을 처음 소개했다. 이 대표는 검찰에서 “2015년 김 전 회장이 예약해 준 필리핀의 고급 리조트로 3박 4일 동안 여행을 갔는데, 이때 B 의원 등과 동행했다. 이듬해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김 전 회장과 함께 B 의원의 선거사무소를 찾아가 인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 라임의 이종필 전 부사장(42·수감 중) 등과 함께 지난해 7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무위원회 소속의 민주당 C 의원을 비공개 면담하면서 라임의 입장을 전달했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으로부터 검찰 출신 D 변호사를 통해 라임 펀드를 판매하는 19개 금융회사 중 한 곳의 고위 관계자에게 라임 펀드를 계속 판매해 달라고 청탁했으며, 그 대가로 D 변호사에게 수억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부사장은 검찰에서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와 ‘베스트’인 D 변호사가 금융회사에 찾아가서 고위 관계자에게 대들었고, (그 이후) ‘(펀드를) 팔라’는 (고위 관계자의) 지시도 떨어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D 변호사는 “(라임이 투자한 회사 측과) 정상적인 법률 자문 계약을 맺고 있었다. 구체적인 건 변호인의 직무상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라임자산운용#스타모빌리티#구명로비#이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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