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전 김봉현에 3000만원 받아… 2016년 민주당 의원 소개하기도
“금융사 관계자에 라임판매 청탁… 대가로 변호사에 수억원 건네”
檢, 이종필 前부사장 진술 확보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라임)의 펀드 운용 및 판매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라임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모빌리티의 이모 대표(58)를 17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횡령 및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17일 오전 8시경 서울 송파구의 자택에서 이 대표를 체포했다. 이 대표는 스타모빌리티의 회삿돈을 빼돌려 아파트 월세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또 검찰이 지난달 14일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할 당시 사무실 안에 있는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와 계좌 거래 내역이 담긴 문건을 직원에게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여권 정치인과 가까운 이 대표는 라임 펀드와 관련한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7월 18일 라임으로부터 수백억 원을 투자받은 스타모빌리티의 대표에 취임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지난해 7월 28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 A 씨를 만나 “라임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야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회사)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서 그러는데 도움을 달라”고 부탁한 사실을 확인했다. 면담 뒤 이 대표는 A 씨가 건넨 구글 이메일 주소로 라임 측 입장이 담긴 참고자료 4건을 전달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A 씨를 만나기 전인 지난해 7월 17∼22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현금 3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돈의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이 대표가 2014년부터 김 전 회장으로부터 500만∼5000만 원씩 정기적으로 돈을 받은 경위에 대해서도 검찰은 조사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2016년 김 전 회장에게 더불어민주당 B 의원을 처음 소개했다. 이 대표는 검찰에서 “2015년 김 전 회장이 예약해 준 필리핀의 고급 리조트로 3박 4일 동안 여행을 갔는데, 이때 B 의원 등과 동행했다. 이듬해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김 전 회장과 함께 B 의원의 선거사무소를 찾아가 인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 라임의 이종필 전 부사장(42·수감 중) 등과 함께 지난해 7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무위원회 소속의 민주당 C 의원을 비공개 면담하면서 라임의 입장을 전달했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으로부터 검찰 출신 D 변호사를 통해 라임 펀드를 판매하는 19개 금융회사 중 한 곳의 고위 관계자에게 라임 펀드를 계속 판매해 달라고 청탁했으며, 그 대가로 D 변호사에게 수억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부사장은 검찰에서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와 ‘베스트’인 D 변호사가 금융회사에 찾아가서 고위 관계자에게 대들었고, (그 이후) ‘(펀드를) 팔라’는 (고위 관계자의) 지시도 떨어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D 변호사는 “(라임이 투자한 회사 측과) 정상적인 법률 자문 계약을 맺고 있었다. 구체적인 건 변호인의 직무상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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