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 “정부, 지금 위기의 시작이라고 솔직하게 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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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9일 09시 49분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질병관리청, 바람직한 개편방안은?’ 정책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질병관리청, 바람직한 개편방안은?’ 정책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약 5개월이 지났으나, 최근까지 하루에 30~5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신규 확진자는 이달 들어 가장 많은 59명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하던 확진자가 대전, 충남 등에서도 나오면서 전국적인 대규모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속되는 확산세에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국적인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언젠가 시작될 수 있는 2차 유행은 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로의 재전환 필요성을 거듭 언급해왔던 이 교수는 “양치기 소년을 자처하면서 4월 초부터 수도권의 유행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다. 1차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를 앞두던 시점에 수도권은 티핑포인트(전환점) 어쩌고 하면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 가능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며 “다행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첫 번째 양치기 소년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말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작하기 직전 연휴 동안 확진자 증가 가능성 때문에 연휴 후 (생활 속 거리두기를) 바로 시작하면 안 된다고 이런저런 루트로 이야기 드렸던 상황들. 이태원과 물류센터로, 개척교회로, 방문판매로, 데이케어센터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이 되어 양치기소년은 반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감염병 전문가와 정부는 의견을 달리 할 수 있고 충분히 이런 갈등 속에서 수렴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지금의 시점의 정부는 감염병 전문가들이 어찌할 수 없는 강고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또 한 번의 양치기 소년이 되어가고 있고, 되어보려고 한다”며 “수도권 지금보다 늦으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생활속 거리두기를 지켜가도 좋으니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지금 위기의 시작이라고 꼭 이야기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쏟아붓겠다고 강하게 메시지 전달하고, 말에 합당한 대비능력을 보여 달라”라며 코로나19 방역에 관한 정부의 대응 변화를 촉구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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