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할 사항 아냐"…입국자 전원 2주간 자가격리
오늘 관계부처 합동회의…특별입국관리 대책정비
방역당국은 해외입국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6일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4월부터 입국자 전원이 2주간 자가격리 조치 중이라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다만 고위험 지역에서 해외입국자가 늘어나면서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입국금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0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해외유입의 경우 특별입국관리를 통해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며 “규모의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확진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오늘 오전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진행하고 강화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0시 기준 신규 해외유입 확진자는 31명이다. 이날 발생한 신규 환자 67명 중 46.3%를 차지하는 수치다. 추정 유입국가는 중국 외 아시아가 28명, 미주가 3명이다. 파키스탄이 16명으로 가장 많고, 방글라데시가 7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2명, 필리핀 1명, 카자흐스탄 1명, 인도 1명이다. 31명 중 외국인이 24명, 내국인은 7명이다.
검역단계에서 1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는 지역별로 경기 7명, 부산 2명, 서울·인천·전북·경북 각각 1명씩 총 13명이다. 이들은 주거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 중 확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일 해외유입 신규 환자 31명은 지난 4월5일(40명) 이후 76일만에 최고 수치다. 검역 단계 18명도 69일만에 최고치다. 현재까지 누적 해외유입 확진자는 1427명이다. 내국인이 1173명(82.2%), 외국인이 254명(17.8%)이다. 권 부본부장은 “지난 4월2일 이후 입국자 전원을 2주간 자가격리 조치 중이고 3일 이내에 진단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확진자를 구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특별입국관리를 통해서 내·외국인 불문 자가격리, 입국 후 검사 등을 통해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해외유입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심각해지자 2월4일부터 후베이성 방문자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또 3월12일부터 이탈리아와 이란, 15일부터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5개국, 이튿날인 16일부터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하고 3월19일부터는 적용 대상을 전 세계 모든 국가로 확대했다.
특별입국절차는 증상의 유무, 국적, 체류기간과 무관하게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시행한다. 유증상자와 단기체류 외국인은 공항에서, 무증상자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자택 등 거소지에서 자가격리를 하면서 입국 3일 이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한다.
양성 판정을 받으면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된다. 음성이 나왔다더라도 코로나19 잠복기인 14일의 자가격리를 유지해야 한다. 단기체류 외국인은 시설에 격리된다.
무증상인 우리 국민, 장기체류 외국인은 자차로 이동한다. 차량이 없다면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별 이동 계획에 따른다. KTX 별도칸이나 별도 지정 공항버스를 이용한다. 동선 분리 조치를 철저히 했음에도 무단이탈하는 외국인이 발생하면 지역 출입국관리소와 방대본에 통보한다. 법무부 절차를 거쳐 고발도 가능하나 경중에 따라 출국명령, 체류허가 취소 등 조치를 내려 추방할 수도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갖고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농·어촌 인력수요 증가 등으로 서남아시아 지역 해외입국자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권 부본부장은 “특별입국관리에 투입되는 자원소모가 커지는 점을 고려해서 대책을 정비하고 있다”며 “특히 방글라데시 같은 경우는 전 세계를 통해서 입국이 이루어지고 최근에 국내 고용이라든지 산업 활동과 관련해서 입국자의 증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해당 국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그것에 비례해서 유입되는 환자도 늘어날 가능성은 당연히 있다”며 “전세기가 입국하게 되면 환자 발생이 많아지는 것도 확인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입국자체를 막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 자체의 입국도 차단되는 부분”이라며 “당초부터 특별입국관리를 통해서 코로나19를 관리해온 그 기조를 계속 유지하되 관리인력, 자원소모가 커지는 경우를 대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앞서 18일 제주도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방글라데시 출신 유학생 3명이 탑승한 국내 항공사 항공기 승객 54명을 자가격리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