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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언젠가 당신 품으로 갈게…그때까지 기다려줘 여보” 이천 화재 유가족의 마지막 편지
뉴시스
업데이트
2020-06-20 21:47
2020년 6월 20일 21시 47분
입력
2020-06-20 21:47
2020년 6월 20일 2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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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당신 품으로 갈게…그때까지 기다려줘 여보”
20일 경기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사고 합동영결식이 진행된 이천 청소년문화센터 실내체육관 안은 유가족들의 비통함이 섞인 울음소리가 가득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엄수된 합동영결식에는 38명의 희생자 유가족 100여명이 참석하고, 추모객 150여명이 이를 지켜봤다.
영결식 처음 시작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지만 오전 10시25분께부터 진행된 유족 헌화·분향 순서에서 한 아이의 울음소리를 시작으로 유가족들의 울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원통함에 주먹을 꽉 쥐고 가슴을 내려치는 유가족부터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체육관 천장만 바라보는 유가족 등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가족들이 희생자에게 마지막으로 쓰는 편지 낭독 때는 더 큰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흘러 나왔다.
유가족 박시영씨는 남편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를 통해 “당신과 한 약속 중에 예쁜 집을 지어주고 아이를 갖자는 약속은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됐어. 언제쯤인지 모르겠지만 당신 품으로 갈테니 기다리고 있어”라며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나타냈다.
낭독 중 박씨가 말문이 막힐 때에는 눈가만 젖었던 일부 유가족도 울음소리를 참지 못했다.
한 유가족은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오열하다, 의자에서 쓰러져 의료진과 행사 관계자들이 준비한 휠체어를 타고 행사장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는 조문객들도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이날 영결식은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위패와 영정이 유족들에게 인계되고 영결식은 종료됐다.
유족들이 영정을 들고 영결식장을 빠져나오자 이날 조문인사들은 체육관 문 양 옆으로 길게 줄서서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일부 희생자 배우자들은 친인척들의 부축을 받아 어렵게 계단을 내려와야 했다.
아버지의 영정을 가슴 안팍에 기대어 들고 나오는 어린 아이부터, 혼자 쓸쓸히 고인의 영정을 들고 나오는 유가족까지 15분간 이어진 퇴장식 후 유가족들은 각자의 발길을 옮겼다.
고 김준범 씨의 아버지 김성복 씨는 “사고가 난 뒤 잠을 1시간 이상 잘 수가 없다”면서 “할 수만 있다면 그때가 내가 불 속으로 들어가 데리고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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