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3만 명에 달했던 경기 안양시의 인구는 현재 56만 명으로 줄었다. 육군 모 탄약대대가 들어선 만안구 박달동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과 자연녹지가 많아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다. 만안구는 동안구보다 면적이 1.6배가량 넓지만 인구는 24만4235명으로 동안구(32만2809명)의 75% 수준이다. 기업체도 만안구는 1만7713개로 동안구(2만7101개)보다 적다.
안양시는 박달동 군부대 일대 310만 m²를 주거시설과 일자리가 갖춰진 복합단지로 탈바꿈하는 ‘서안양 친환경융합 스마트밸리(박달스마트밸리) 사업 추진 계획’을 23일 공개했다. 앞서 국방부는 안양시에 박달동 군부대의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해왔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안양은 반세기 이상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핵심 도시로 발전했으나 더 이상 개발이 가능한 터가 부족해 성장세가 약화됐다”며 “군 관련 시설의 공간 재배치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박달동 일대에 흩어진 탄약대대 3곳(전체 면적 277만9901m²)을 1곳으로 합쳐 지하화하고 도축장 등 일부 사유지(31만7182m²)는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부지에 주택, 산업시설 등을 조성한다. 이 사업은 안양시가 탄약대대 이전시설을 지어서 국방부에 기부하고 군은 대신 부지를 시에 넘겨주는 ‘기부 대 양여’의 방법으로 추진된다. 사유지는 민간이나 공영개발 등으로 실시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탄약대대 이전을 위한 탄약고 지중화 안정성 및 작전성 등과 관련한 용역을 진행했다”며 “탄약저장시설은 인공지능 자동화 물류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양시는 군부대가 이전한 곳에 정보기술(IT)과 연구개발(R&D) 관련 시설, 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2027년까지 1조3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안양시는 다음 달부터 국방부, 기획재정부와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내년부터는 토지이용계획과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실시계획을 세운다. 김진수 안양시 스마트시티과장은 “이달 초 경기도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군사시설 이전과 도시기본계획,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달동 일대를 관통하는 교통망도 구축된다. 박달동은 고속철도(KTX) 광명역과 직선거리로 1∼2km 떨어져 있다. 김포국제공항과의 거리도 18.6km다. 지하철 1호선은 현재 만안구를 통과하고 있으며 신안산선과 월곶판교선이 추가로 연결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착공한 신안산선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안산과 여의도를 잇는 노선이다. 경기 시흥, 안양과 서울 금천구, 영등포구 등을 지난다. 월곶판교선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시흥에서 광명, 안양, 판교까지 연결되는 노선이다. 정재영 안양시 홍보기획관은 “박달스마트밸리는 장기적으로 4만2000명의 일자리 창출과 7조9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한다”며 “군부대와 지자체, 주민의 묵은 갈등을 해소하는 상생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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