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고려인 30여명 야구방망이-골프채 들고 김해 도심서 한밤 난투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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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직 관련성 등 조사”

20일 경남 김해시 부원동의 한 주차장에서 고려인 30여 명이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를 휘두르며 패싸움을 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20일 경남 김해시 부원동의 한 주차장에서 고려인 30여 명이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를 휘두르며 패싸움을 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고려인 이주노동자 수십 명이 한밤 도심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고려인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에 살고 있는 한국인 교포를 이르는 말이다.

23일 경남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후 10시 15분경 김해시 부원동의 한 유료주차장에서 30여 명이 두 패로 나뉘어 난투극을 벌였다. 주차장 폐쇄회로(CC)TV에는 먼저 차를 타고 온 10여 명의 청년들이 주차장에 모여 있고 어디선가 승용차를 타고 도착한 나머지 10여 명이 몽둥이 등을 들고 싸우는 장면이 담겼다.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도 동원됐다.

이들은 난투극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출동하자 흩어졌다. 난투극 과정에서 복부를 흉기에 찔린 키르기스스탄 국적 A 씨(32)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머리를 다친 카자흐스탄 국적 B 씨(29)도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현장에서 검거한 18명 등 인적사항이 확인된 26명을 조사하면서 도주한 10여 명도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진술을 거부하거나 폭행 가담을 부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의 국적은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다.

이들은 몇 년 전부터 정식 절차를 거쳐 입국해 농장과 기업체 등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소지는 김해뿐만 아니라 경북과 충남·북, 경기 등으로 다양하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 연락해 모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권 갈등과 취업 알선 문제, 조직 관련성 등 난투극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동자와 적극 가담자에 대해 공동 상해와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4월엔 광주 광산구에서 카자흐스탄 국적의 국내 체류자들이 패싸움을 벌이는 등 최근 이주노동자의 집단 난투극이 발생하고 있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고려인#이주노동자#집단 난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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