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1902명의 보안검색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것에 대한 취준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청년 취업 공정성의 훼손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하는 ‘로또취업방지법’이 발의된다.
하태경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 취업 공정성의 훼손을 막기 위해 로또취업방지법(가)을 발의한다”고 예고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로또취업방지법에는 공공기관이 신입·경력 직원을 채용할 때 엄격한 공정성을 관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다.
‘공공기관운영에관한 법률’(공운법) 등 법률을 개정해 반드시 ‘공정한 룰’을 통해 채용이 이뤄지도록 관련 내용을 법제화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21일 인국공은 총 9785명의 비정규직 근무자 중 2143명은 공사가 직고용하고, 7642명은 공항 자회사 소속으로 정규직 전환하는 방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인국공은 정규직 전환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보안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어렵게 시험을 치러 인국공에 입사한 현직자들과 공사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인국공은 2018년부터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근무자 직고용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14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근무자의 정규직)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이곳에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고 비판했다.
인국공 노동조합도 사측에 직고용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 간의 갈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탈락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 의원은 “인천공항은 자신의 잘못 겸허히 인정하고 로또 정규직 철회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공항 묻지마 정규직화는 대한민국의 공정 기둥을 무너뜨렸다”며 “노력하는 청년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인천공항 같은 340개 공공기관은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고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수십만의 청년들이 그 취업 기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노력을 다해왔다. 그런데 그 믿음이 송두리째 박살났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취업 공정성에 대한 불신은 대한민국 공동체의 근간을 허물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무너진 공정 바로 세우기 위해 로또취업방지법(가) 발의하겠다. 이 법은 청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취업공정성 훼손 막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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