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새 뻐꾸기, 1만㎞ 떨어진 아프리카에서 월동 후 찾아와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24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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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 뻐꾸기 이동 경로 최초 확인
왕복 2만㎞ 이동…최장 이동거리 2만4천여㎞
가을보다 봄철 이동속도 빨라…日 232㎞ 이동

우리나라 대표적인 여름 철새 뻐꾸기는 직선거리로 1만㎞ 떨어진 아프리카 대륙에서 겨울을 보낸 뒤 여름철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부터 이달까지 뻐꾸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이 같은 결과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뻐꾸기의 이동 경로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우리나라 철새가 아프리카까지 이동해서 월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최초 사례다.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주로 서식하는 뻐꾸기는 5월 우리나라를 찾아 번식 활동을 한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지난해 5~6월 경기 양평군, 전남 무안군, 제주도 서귀포시 등에서 포획한 뻐꾸기 10마리에 위치추적용 발신기를 부착했다.

이 중 6마리는 지난해 8월 말과 9월 초 사이 중국 장쑤성(江蘇省), 미얀마, 인도를 거쳐 아라비아를 횡단했다.

지난해 10월 초 아프리카 동부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1만1000㎞를 이동했다. 이후 탄자니아, 모잠비크, 케냐 등지에서 겨울을 보냈다.

6마리 중 3마리는 지난 4월 중순 이동을 시작해 지난달 말 우리나라 번식지로 되돌아왔다. 3마리의 왕복 거리는 2만㎞ 이상이며, 최장 거리를 이동한 개체는 2만4012㎞나 이동했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발신기를 부착한 10마리 중 아프리카까지 신호가 수신된 건 6마리이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3마리가 추적됐다”며 “나머지는 이동 도중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동 속도는 가을보다 봄에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철 이동 기간은 평균 77일로, 하루 평균 142㎞를 이동했다. 반면 봄철 이동 기간은 평균 51일로, 이는 하루 평균 232㎞를 이동한 것이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유라시아 대륙을 동서로 횡단해 아프리카까지 이동해서 월동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동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철새를 대상으로 이동 경로 연구를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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