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복무 의혹 병사, ‘세탁물 전달’ 사실이었다…“지휘감독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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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4일 1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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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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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황제 복무’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영 전 나이스그룹 부회장의 아들이 부모에게 세탁물을 전달해 자가 빨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24일 황제 복무 의혹을 받는 최 전 부회장의 아들 A 상병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했다.

황제 복무 의혹은 ‘A 상병이 매주 토요일 아침 빨래를 부대 밖으로 반출해 세탁을 해오게 한다’는 내용의 폭로가 이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감찰 결과 A 상병이 부사관을 시켜 세탁물을 반출하고 음용수를 반입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출처=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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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에 따르면 A 상병은 지난해 9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으로 전입한 이후 매주 주말 면회시간을 통해 부모에게 세탁물을 전달했다.

A 상병은 올 2월 말부터 코로나19로 면회가 금지되자 ‘피부질환 때문에 생활관 공용세탁기 사용이 어려우니 부모님을 통해 자가에서 세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소속부서 B 간부에게 요청했다.

B 간부는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13회에 걸쳐 세탁물을 전달해 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공군은 “완료된 세탁물을 부모로부터 넘겨받아 다시 해당 병사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세탁물 가방에 별도의 음용수가 함께 전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가성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공군은 “현재 군사 경찰이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News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News1
A 상병이 1인실을 쓰는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1인실 사용 문제는 A 상병과 동료 병사들 간 생활관 냉방온도 설정을 두고 나온 갈등에서 비롯됐는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생활관 병사가 이달 1일 생활관 단독 사용을 건의했지만 승인권자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달 2일 A 상병이 두통 및 고열(37.8도)로 외진을 다녀온 뒤 ‘냉방병과 우울감에 대해 2주간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아 부대는 3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생활관 단독 사용을 승인했다.

A 상병이 특정 부대, 부서로 배속 받았다는 의혹과 A 상병 부모의 부대 샤워실 보수 민원 의혹 등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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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은 감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 방치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군은 “감찰 조사를 통해 해당 부대의 병사에 대한 지휘감독 부실, 규정과 절차에 의한 업무수행 미숙 등이 식별됐다”면서 “공군은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재발 방지대책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강 문제, 병영 부적응 등 별도 관리가 불가피한 병사들은 병영생활 도움관리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지원하고, 외출 등 병사 출타는 엄정하고 형평성 있게 시행되도록 사전·사후 확인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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