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확진자 ‘격리해제’ 기준 완화…“병상 순환 3배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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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5일 0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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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병상 관리 방안과 권고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2020.6.21/뉴스1 © News1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병상 관리 방안과 권고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2020.6.21/뉴스1 © News1
25일부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해제 기준이 완화된다. 그 동안 격리해제 기준은 유전자 진단검사법(RT-PCR)을 통한 ‘음성’ 판정 결과가 절대적 요소였지만 앞으로는 검사없이 일정기간 특별한 증상이 없을 때도 격리해제가 가능하도록 기준이 확대, 변경됐다.

이는 감염자가 발병(증상 발현)후 4일이 지난 뒤 타인을 감염시킨 사례가 없다는 그 간의 임상통계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이번 기준 완화에 따라 앞으로 치료 병상 순환 속도가 기존에 비해 3배정도 빨라질 것이란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건강보험재정 부담도 덜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 날 0시부터 이 같은 격리해제 기준 완화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대응지침 9판’을 개정·시행했다.

◇무증상자 10일간 증상 없다면 검사없이 격리에서 해제

확진자는 증상유무에 따라 크게 무증상자와 유증상자로 나뉜다. 격리해제 기준도 서로 다르다. 당국이 현재까지 파악한 각각의 비중은 ‘30~35%’ ‘65~70%’다.

기존 무증상 확진자의 격리해제 기준은 ‘확진 후 7일째 PCR검사에서 24시간 이상 간격으로 연속 2회 음성’일 때다. 만약 확진 후 7일째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면 그 이후 7일 뒤(확진 14일째) 검사 시 마찬가지로 24시간 이상 간격 연속 2회 음성 판정을 받을 때 격리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이제는 검사를 받지 않아도 임상적 상황만으로 격리해제가 가능하다. 확진판정 후 10일간 증상이 없을 때가 그 대상이다. 또 기존의 기준처럼 확진 후 7일째 검사에서 24시간 이상 간격 연속 2회 음성판정시 격리해제될 수 있다. 즉, 둘 중 한 가지만 충족돼도 더 이상 바이러스 전파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유증상자의 기존 격리해제 기준은 발병후 7일이 지난 상태에서 ‘해열제 복용없이 발열이 없고, 임상증상이 호전되면서 PCR 검사결과 24시간 이상 간격 연속 2회 음성 판정시였다.

이번에 바뀐 기준은 무증상자와 마찬가지로 임상적 기준이 포함된다.

발병후 10일이 지난 뒤 최소 72시간 동안 해열제 복용없이 발열이 없고 임상증상이 호전되면 격리해제가 가능하다. 즉, 발병후 13일이 지난 뒤부터 격리해제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유증상자는 발병일이 기준인 반면, 무증상자는 확진일인 이유는 무증상자는 말 그대로 발병일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유증상자는 기존 검사 기준처럼 해열제 복용없이 발열이 없고 임상증상이 호전되면서 PCR 검사에서 24시간 이상 간격 연속 2회 음성판정을 받을 때도 격리에서 해제될 수 있다.

◇현재 격리해제까지 평균 25일, 앞으론 1/3수준으로 줄어든다

방역당국이 격리해제 기준을 완화한 배경은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앞으로 부족해질 수 있는 병상 순환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또 가을철 ’코로나19‘ 대유행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현재 RT-PCR 검사법은 죽은 바이러스 사체나 조각도 ’양성‘으로 판단한다. 이에 확진자가 이미 감염력이 없어졌어도 계속 양성이 나와 퇴원이 어려운 경우가 적잖았다.

실제 67일간 치료를 받고 두 차례 ’음성‘ 판정을 받아 퇴원했던 대구 신천지교회 첫 확진자(31번)는 증상이 호전됐지만 바이러스 분비 검사에서 계속 양성이 나와 퇴원이 늦어졌다. 31번 확진자에 이번에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격리해제 기간은 훨씬 단축될 수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격리해제까지 평균 25일 정도 걸리지만 PCR 검사 두 번 음성이란 기준 때문에 최장 100일이 넘도록 격리된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역당국의 판단에는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임상위원회 의견이 밑거름이 됐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PCR 음성 결과를 격리해제 기준으로 설정하면 불필요한 장기입원이나 격리로 사회적 자원을 낭비하고 입원이 꼭 필요한 환자가 제때 입원을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임상위는 국내 환자가 그 동안 평균 4주일 가까이 격리된 점을 감안하면 격리해제 기준을 완화하는 것만으로 입원기간을 1/3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PCR 검사결과가 아닌 임상적 특성만으로도 격리해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이유는 그 동안 분석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특성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늘 얘기한 것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염후 발병 첫날 또는 발병 전날 감염성이 굉장히 높고 5일이 지나면 전염력이 급격히 소실된다”며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해도 10일까진 배양이 되지만 그 뒤엔 대부분 음성이 나와 이 두 가지 기준을 토대로 (격리해제 기준을) 판단했다”고 말했다.

◇병원내 전실, 병원간 전원, 생활치료센터 입소 기준 마련

방역당국은 환자의 증상 호전 시 병원내 전실, 병원 간 전원, 또는 생활치료센터 입소 기준 및 절차도 마련했다. 이 역시 빠른 병상 순환을 통한 적잘한 환자의 병상배치가 목적이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고 24시간 이상 발열이 없는 등 증상이 호전돼 병원 내 전실, 병원 간 전원 및 생활치료센터 입소가 필요한 경우 전실·전원·입소를 가능하도록 했다.

환자가 의사의 전실·전원·시설입소 통보에 거부하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비 중 본인부담금을 전액 본인이 부담하도록 했다.

정 본부장은 “복합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상급종합병원이나 국가지정격리병상, 중증환자를 보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증상이 호전됐지만 격리해제 수준이 아니라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기준으로 위중 혹은 중증 확진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전국 병상은 총 546개이며, 그 중 117개 병상이 입원이 가능한 상태다. 중등증환자와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감염병전담병원은 현재 3043병상이 가동되고 있다. 이 중 2042개 병상이 입원 가능하다. 무증상·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는 24일 수도권에 1개소가 추가되면서 총 5개소로 늘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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