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웅변학원 대회에 나가 읊었던 대사가 아직 기억에 생생합니다. 유치원생이 6·25전쟁 관련된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을 텐데, 병아리 목에 힘을 주고 앙증맞은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가며 자신 있는 모습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당시 꽤 많은 친구들의 발표 내용이 비슷했습니다. 전쟁, 간첩, 방공 등의 단어를 여러 번 들었던 것을 보니 아마도 6월 말쯤 대회가 치러졌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로 6·25 전쟁 발발 70주년이 됐습니다. 70년 전 한반도에서는 동족끼리 피를 흘리는 전쟁이 있었습니다. 분단의 세월동안 교과서 속의 ‘북괴’는 ‘북한’으로 바뀌었고, ‘안보’에는 ‘관광’을 붙여 상품으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남북이 서로 왕래를 하는 횟수도 잦아졌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는 서로를 비난하는 말의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죠.
오락가락하는 비가 지나간 25일 인천시 강화도의 평화전망대에서 본 북한의 모습은 언제 싸움이 있었냐는 듯 평화로운 모습이었습니다. 굳이 망원경으로 보지 않아도 미간의 힘을 조금 쥐어 집중한다면 저 멀리 북한 주민들이 밭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 그리도 가까운 거리에 우리는 살고 있었습니다. 800mm 망원렌즈로 들여다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평화로운 풍경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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