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25일 이복 동생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머니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을 두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아버지의 노벨평화상 상금을 김홍걸 의원이 몰래 인출해갔다고 말했다.
김홍업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홍걸 의원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이희호 여사 유언장 관련 내용이 거짓임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과 합의서를 공개했다.
그는 “유언장에 ‘동교동 자택을 소유권 상속인인 김홍걸에게 귀속하도록 했다’는 문구는 유언장 내용에 없는 것을 조작한 거짓말”이라며 “동교동 집은 자식들에게 상속하지 않고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따라 김대중·이희호기념관으로 사용하도록 유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동교동 집 재산을 탐낸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거짓말”이라며 “제가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한 것은, 유언장에 동교동 집은 자식에게 ‘상속’한 것이 아니라 기념관 목적에 사용하도록 ‘유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홍걸이 상속재산으로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이 ‘유언장을 공증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홍일·홍업·홍걸 세 아들은 김대중아카데미원장 사무실에 같이 와서 최재천 변호사가 작성한 ‘유언장’에 이희호 여사가 직접 서명 날인하고 인감도장을 찍은 것을 확인하고, 이 ‘유언장’ 내용을 따르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해서 인감도장 찍고 날인도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이 ‘노벨평화상 상금 일부를 상속세 납부에 썼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상속세로 사용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벨평화상 상금 통장과 도장은 제가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희호 여사 장례식 후에 김홍걸이 은행에 가서 자신이 상속인이라고 주장하고 몰래 이 돈을 인출해 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벨평화상 상금 10억원과 미국 필라델피아 자유인권상 상금 1억원을 합친 11억원 중 3억원은 김대중 도서관에 기증하고, 나머지 8억원은 민주주의·평화·빈곤 퇴치 목적으로 쓰게 됐었다”고 강조했다.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이 김 의원에게 상금을 유언대로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증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김홍걸 의원이 몰래 상금을 은행에서 인출해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홍업 이사장은 “김홍걸은 이런 사실이 언론에 밝혀지면 국회의원 비례대표 선정이 무산될까 염려해 자신이 직접 권 이사장을 두 번이나 찾아가서 어머니 유언장대로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비례대표로 선정된 후에는 ‘권 이사장이 92세로 정신상태가 온전하지 못해서 자신이 경고했다고 거짓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버지 김대중 대통령의 뜻과 어머니 이희호 여사의 유언을 배반하고 두 분의 명예를 훼손하고 형제간의 혈연관계도 단절시키는 개탄스러운 행위”라며 “거짓말에 대해 참회하고 유언장 내용을 그대로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의 세 아들 중 고(故) 김홍일 전 의원과 김홍업 이사장은 1959년 별세한 첫째 부인이 낳은 아들이다. 김홍걸 의원은 재혼한 이희호 여사의 소생이다.
김홍업 이사장과 김홍걸 의원은 32억원 상당의 서울 동교동 사저와 노벨평화상 잔여 상금 8억원을 두고 법적 다툼 중이다.
김홍업 이사장은 동생이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을 따르지 않고 모든 재산을 본인 앞으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김홍걸 의원은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은 후속 절차를 밟지 않아 법적으로 무효이며, 유일한 상속자는 자신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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