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가까운 장고 끝에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구시 경제부시장 자리를 수락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여당 출신인 전직 국회의원이 야당 소속인 자치단체장과 일하게 되는 사실상의 연정(聯政)인 셈이다.
홍 전 의원이 취임하게 되면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 연정 사례가 된다.
대구시에 경제부시장 자리가 생긴 2014년 이후 2명 모두 행정관료 출신이 맡았다.
정치인 영입은 대구시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도전이다.
홍 전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내려 놓으려 한다. 저로 인해 시민들이 위로 받고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대구시 경제부시장직 수락을 공식 표명했다.
권영진 시장이 홍 전 의원에게 손을 내민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대구시가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여야 진영 논리를 떠나 중앙정부 및 여당과 소통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구시가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비 확보가 필수다. 경제부시장은 국회와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며 국비를 따오는 일의 맨 앞에 서는 자리다.
영입 제의를 받은 홍 전 의원이 한달 가까이 망설인 것은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단순히 정부 여당과 연결고리로 제의된 자리라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다. 시너지 효과가 없어 가다가 불행해지는 것보다 가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당적(더불어민주당)을 버려야 하는 것이 홍 전 의원에게는 가장 큰 부담이다.
‘당적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암초’라고 고민했던 그는 장고 끝에 “피하고 싶었다. 도망가고 싶었다. 그래서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그러나 대구가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개인의 미래를 셈하는 여유는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국 수락을 택했다.
홍 전 의원은 19대 국회 때 민주당 비례대표로, 20대 총선 때는 대구 북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21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국회의원 당시 산업통상자원위와 예산결산위에서 주로 활동하며 대구시가 국비를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경북 봉화 출신인 그는 대구에서 고교(계성고)를 졸업했으며, 권영진 시장과는 고려대 동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권 시장과 홍 전 의원이 곧 만나서 여러가지에 대해 논의를 할 것으로 안다. 행정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는 7월1일 임명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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