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으로 투석치료를 받고 있는 안산 유치원생 몸에서 배출된 혈뇨.(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뉴스1
“(유치원 식중독)사고의 인과관계를 밝혀줄 핵심 자료가 없어졌습니다. 역학조사를 위해 반드시 일정기간 보관해야 하는 음식 재료들을 왜 서둘러 폐기처분 했는지, 증거인멸과 다를 바가 무엇입니까.”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경기 안산시 소재 유치원 원생의 가족이 제기한 의문이다.
자신을 신장투석 중인 원생의 가족(큰아빠)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5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한 ‘안산 소재 유치원 햄버거병 발병사고 아이들을 살려주세요’ 제목의 글을 통해 유치원 측의 사건 은폐식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유치원 단체 식중독 사고로 100여명에 달하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그중 상태가 심각해 서울소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말 그대로 피를 말리는 지옥과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지 보름이 지나도록 유치원에서는 학부모에게 정확한 원인도 안내하지 않고 그저 역학조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더욱 경악할 내용은 역학조사를 위해 일정기간 보관해야 하는 음식 재료를 이미 폐기처분 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A씨는 “사고의 인과관계를 밝혀줄 핵심 자료가 없어졌다. 증거인멸과 다를바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이 엄마가 유치원에 즉시 이상증세를 알리고 (다른)부모님께 적극적으로 내용을 통보할 것을 요청했는데, 왜 묵살하고 아이들 등원을 며칠씩이나 계속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바로 진상조사 및 등원중지를 (부모에게)통보했다면, 가족간 전염(공동 화장실 사용인한 분비물 전염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A씨는 “사고의 원인 및 후속조치에 대해 원장과 관계 당국은 부모님들께 그 어떤 구체적 연락도 없다”며 “아이들의 상태를 안산시청과 관계당국이 직접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이번 일을 통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을 일벌백계 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며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26일 오전까지 안산 상록구보건소에서 식중독균 검사를 받은 인원은 29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출혈성 대장균 양성반응이 나온 인원은 44명이다. 147명은 음성 결과가, 104명은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양성 반응으로 입원 치료 중인 원아는 22명이며, 이중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을 보이는 원아는 14명(투석 5명 포함)이다.
(안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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