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 겨냥 "지휘하면 따라야지"
정치권서 엇갈린 반응…검찰은 대응 자제
"검찰 정권 예속"·"검찰 신뢰 문제" 이견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을 향해 연일 수위 높은 비판적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법치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반면 검찰에 대한 추 장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검·언유착 의혹이 검찰 조직 전체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야하지만, 검찰이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전 장관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자로 나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검찰청법 8조에 의한 지시를 어기고, 대검 감찰부에서 하라고 했는데 그것을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가 보라고 한 저의 지시를 절반은 잘라 먹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지휘했으면 따라야지”, “말 안 들어서 장관이 재지시를 내렸다”는 등의 발언도 했다.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검찰총장을 지적한 발언 자체도 이례적이지만, 추 장관이 연일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추 장관은 같은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이른바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라고 할 만큼 그릇된 방향으로 지나치게 왜곡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목격했다”고 발언했고, 전날에는 법무부 행사에서 윤 총장을 겨냥한 듯 “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각종 예규 또는 규칙을 통해 위임의 취지에 반하도록 자기 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한 ‘법 기술’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장 정치권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민주주의 파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반면 여권에서는 ‘할 말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연일 수위를 높이는 추 장관의 ‘말폭탄’에 검찰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내부에서는 법무부와 검찰,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외부로 표출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지방의 한 검사는 “연일 마찰을 빚는 장면을 연출하는게 누구에게 득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의 잇딴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평가와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 함께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굉장히 부적절했다고 본다”며 “국회의원이 지적하는 것은 얼마든지 괜찮지만 장관이라면 리더십을 발휘해 이견을 풀고 해결해야하는데, 계속 정치적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법치주의의 파괴다”고 비판했다.
이어서는 “의도는 딱 하나다. 확실하게 검찰을 정권에 예속시켜 진행중인 정권 관련 수사를 전부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윤 총장에 대한 찍어내기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변호사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검찰의 신속하지 못한 대처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추 장관이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윤 총장은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했어야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 일이 무엇이 있느냐.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며 “검찰의 신뢰가 달린 문제다. 추 장관이 더욱 강경히 나와도 할말이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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