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구멍 우려 ‘동행세일’…백화점 곳곳 노마스크·턱스크族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27일 14시 54분


26일 오전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알리는 광고가 붙어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회적·생활 속 거리두기, 외출 자제 등이 지속되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모든 경제 주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세일 행사다. 이번 행사는 다음달 12일까지 17일 동안 열린다. 2020.6.26 © News1
26일 오전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알리는 광고가 붙어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회적·생활 속 거리두기, 외출 자제 등이 지속되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모든 경제 주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세일 행사다. 이번 행사는 다음달 12일까지 17일 동안 열린다. 2020.6.26 © News1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감염되면 어쩌려고…”

27일 오후 서울 중구 모 대형백화점 2층에서 만난 50대 안모씨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스크를 턱에 내린 채 매장을 지키는 백화점 입주업체 직원을 봤기 때문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나려던 휴가를 취소했다. 안씨는 “백화점 벽면에 ‘마음 방역’이라고 크게 써있던데, 좀 실망이다. 여름 옷은 이미 하나 샀는데”라고 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대규모 할인 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전날(26일) 막을 연 가운데 각 시장과 백화점에는 방문객이 조금씩 늘며 유통업계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국은 ‘방역구멍’을 우려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밀폐된 공간에 사람들이 몰리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우려는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날 백화점 내 커피전문점에서는 방문들이 마스크를 벗고 음료를 즐기고 있었다. 각 공간(탁자)별 거리는 50㎝쯤 돼 거리두기도 어려워 보였다.

4층 여성의류 매장 옆 탁자에서 커피를 마시던 방문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커피를 들고 그대로 매장으로 가서 의류를 만지기 시작하자 직원이 황급히 “죄송하지만 마스크(착용 부탁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씨가 언급한 ‘마스크 미착용 직원’ 외에도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이른바 ‘턱스크’ 직원도 다수 눈에 띄었다다. <뉴스1>이 약 30분 가량 파악한 ‘턱스크’ 직원만 모두 4명, 2명 이상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확인됐다. 백화점 입구에서 만난 A씨는 “얇은 마스크 쓰면 답답하지도 않을텐데”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유모차에 자녀를 태우고 쇼핑을 즐기는 부부 중 아이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키지 않은 모습도 여러 번 목격됐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힌 상태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큰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도 ‘턱스크’ 상인이 발견됐다. 주로 무거운 것을 손수레로 나르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는 상인들이다. 일부 배달 노동자들은 목덜미까지 덮을 수 있는 일반 마스크(속칭 ‘버프’)를 쓰기도 했지만 바람 때문에 아래로 흘러 내려가 입을 그대로 노출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박영선 장관이 ‘동행세일 패션쇼’ 런웨이에 서는 등 이 세일을 ‘K-세일’로 명명, 영역 구축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 불감증으로 인해 자칫 중소규모로 계속되고 있는 지역감염이 폭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오후 2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 숫자는 1만2653명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