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주민, 안산∼인천 노선 반대
해상고가 일부 구간 지하화 요구
환경단체 “습지보호위해 중단을”
지난달 2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정문. 주민 100여 명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해상고가도로 철회와 해안선 지하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국토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제2순환선(고속도로) 경기 안산∼인천 계획 노선을 반대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인천의 바다 하면 철조망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인천시가 최근 몇 년 사이 군부대와 협의해 철조망을 걷어 바다를 시민에게 되돌려주는데, 국토부는 오히려 해상 고가도로를 건설하겠다니, 인천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국토부는 수도권 제2순환선 12개 구간 가운데 유일하게 착공을 하지 않은 인천∼안산 구간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와 경기 시흥 신도시 개발로 인한 교통 혼잡과 인천 신항의 물동량 분담 등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수도권 제2순환선은 인천 중구 신흥동(종점)과 경기 시흥시 정왕동(시점) 사이의 19.8km를 연결한다. 노선 가운데 14.57km가 해상 교량으로 건설된다. 송도 분기점(JCT)에서 인천대교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JCT 1개와 나들목(IC) 4개 등 5개 출입시설이 들어선다. 정부는 광역교통비전 2030에 제2순환선 전 구간을 2026년 개통할 계획이다.
하지만 송도 주민들은 바닷가 바로 앞에 해상 고가도로가 건설되면 해풍을 타고 분진과 매연, 소음, 발암물질이 아파트 단지로 넘어올 것이 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7월 입주하는 M아파트 단지의 경우 바다 위 고가고속도로와 불과 148m 떨어져 있다. 미송초등학교와 조만간 준공하는 중학교와는 400m 거리에 있어 학생들의 건강도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해상 고가도로는 송도 해안에서 140∼400m 떨어진 곳에 건설될 예정이다. 송도 구간은 약 11km에 달한다. 사실상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해안 경관을 모두 내어주는 셈이다. 주민들은 바다에 교각을 세워 해상 고가도로를 만들지 말고 해안선과 붙여 도로를 개설한 후 도로에 덮개를 설치해 도로 상부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아파트 단지와 근접한 약 4km 구간을 지하화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가 260억 원을 들여 조성하는 송도 수변공원의 가치도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해상 고가도로가 건설되면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벽이 바다를 가로막아 주민들이 외면하는 등 수변공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송도 주민들은 인천지역 국회의원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인천의 해안선에는 세계 최대의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경인항만, 화력발전소 밀집지, 일반산업단지, 세계 최대의 액화천연가스(LNG) 저장기지가 자리 잡고 있어 바다에 접근조차 어렵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인천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는 습지보호지역이자 검은머리갈매기 등 멸종위기종 새들의 서식지인 인천 송도 갯벌을 관통하는 구간으로 계획된 수도권 제2순환선 인천∼안산 노선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수도권 제2순환선 인천∼안산 구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주민설명회를 지난달 26일 송도달빛축제공원 대공연장에서 열었다. 앞서 23일에는 경기 시흥시 정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설명회를 진행했다. 국토부는 주민설명회에서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국토부는 주민과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의 의견을 들어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고 사업 시행 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환경 보전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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